김희건목사

사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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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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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 왔음에도 처음 10여일은 쌀쌀함을 느꼈다. 어제 오늘 날씨가 화씨 70도를 넘으면서, 바깥 바람이 기분좋게 얼굴을 스친다. 50도 날씨의 바람은 칼날처름 느껴졌다. 거리에는 자목련이 수 천그루 피어있다. 마치 이 날을 기디렸다, 이때다! 소리치면서 피어난 것 같다. 그런데 너무 힘을 썼나?, 피고 나서 며칠이면 저 꽃들은 길 위로 다 떨어질 것 같다. 마치 달리기 선수가 처음 너무 빨리 달려 더 뛰지 못하고 처지는 것 같다.
그래도 섭씨 70도의 날씨를 맞아 드려 기분이 들뜨게 된다. 바람은 온화하고, 여기 저기 꽃들을 볼 수 있어서다. 아파트 화단에 민들레가 피어났다. 금빛 얼굴로 겨울을 멀리 쫓아내는 것 같다. 이런 날씨에는 책상 앞보다는 바깥에 나가는 것이 봄맞이 인사일 것이다. 이런 계절을 항상 맞이할 수 없지 않는가?
같은 봄이어도 사월이 특이한 것은 오월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두둑한 지갑을 갖은 기분이다. 이 달이 지나가도 또 온화한 오월의 봄달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월 이때는 일년 중 가장 풍성함을 느끼게 된다. 땅에는 푸른 잔디가 돋아나고, 공원에서 맞는 바람은 실크처럼, 십대 어린 소녀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여겨진다.
나이들어 깨닫는 것은 일상의 평안함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알게 된 것이다. 고통없이, 걱정없이 하루를 맞아드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말하게 된다. 이런 감정은 과거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던 추억과 맞물려 더 큰 감사로 다가온다. 아침 식사는 늘 가던 다이너에 가서 먹었다. 그곳에서 마시는 토마도 쥬스 맛이 일품이다.
한 주간이 적당한 휴식과 일로 채워져 있다. 화요일 저녁은 성경 공부, 목요일 오전에는 강의, 나머지 시간은 한가롭게 보냈다가, 토요일이면 주일 설교 준비로 시간을 보낸다. 매일 아침 7시에는 새벽 말씀을 보내는 것도 일과요, 나를 깨어있게 만든다. 일찌기 청소년 시절, 성경을 붙들고 살았던 일이, 나중에 성경을 붙들고 사는 삶으로 이끌어 주었다.
고등학교 때도 흑기라는 일본 사람이 쓴 주석 번역판을 학교에서 빌려 보았는데, 그 책을 돌져 주지 않은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에고! 대학시절에는 독일어 성경, 희랍어 성경책을 사놓았다. 그러나 신학교 때까지 희랍어를 공부하지 못했다. 성경을 혼자 읽고 그 뜻을 아는 것이 남모르는 즐거움이었다. 도서관에 앉아 늦게까지 (전공 책은 뒤로하고) 성경을 읽고 나설 때, 마음이 뿌듯했다. 그 성경을 일생 붙들고 살 줄을 몰랐다.
지나간 일생에 가장 큰 보람은 이 성경을 붙들고 산 것이라 할 것이다. 굳이 미국에와서까지 신학을 공부하고자 했던 것은, 이 성경의 깊이와 넓이를 더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성경은 읽어도 배워도 그 깊이를 다 알 수 없는 깊은 바다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간이 변하고, 환경이 변할 때마다 새로운 말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영어 성경에도 여러 가지 번역이 있다. 그중 가까이 두고 읽는 영어 성경은 Amplified Bible이다. 성경 자구의 의미를 여러가지로 해석해 준다. Living Translation도 참고가 될 것이다. 어떤 분은 굳이 KJV만이 바른 번역이라고 주장하는 데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각각 번역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사월은 생명의 계절이라 한다. 생명 있음을 가장 감사하고 기뻐하는 계절이라 생각한다. 책상 앞에 앉아 살아온 사람을 자꾸 밖으로 불러낸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동창들이 주관하는 골프 행사가 있어, 몇달만에 나갈 예정이다.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 어떻게 보낼지 모르겠다. 수술 후유증으로 오늘쪽 어깨가 종종 쑤시기도 한다. 그래도 감사하고 감사하는 이유는, 차량 사고 관련 모든 소송이 깨끗하게 마무리 되었기 때문이다. 감사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 사월을 평강으로 살게 된 것이 그렇게 감사하고 감사하다.
이 좋은 날 집에 있을 수 없어 오버펙 공원을 찾아갔다. 거기엔 분명이 벛꽃들이 피어 있을 것이다. 과연 공원 안에[는 하얀 벛꽃들이 충만했다. 화씨 72도의 바람이 조금은 덥게 느껴졌다. 한 바퀴를 걷고 나니 속이 후련해 진 것같다. 봄이 오면 꽃을 찾아 축제를 갖는 나라가 있었던 것 같다. 매서운 겨울은 이 봄을 위한 준비였던가? 이 봄엔 아예 바깥에서 사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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