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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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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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제자들을 전도 여행으로 보내시면서 당부한 말씀 중에,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고 하셨다. 순결하라는 말씀이 영어로는 innocent, harmless 등으로 번역되었다. 지혜와 순결을 동시에 구비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왜 하필 징그러운 뱀처럼 지혜로우라고 하셨을까? 뱀은 소리없이 접근하여 먹이감을 삼키곤한다. 그것이 지혜의 표본일까?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일에 있어 분별의 지혜를 필요로 한다. 하나님의 일을 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사람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보다도 사람의 본질에 대해 성경적 이해를 가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성경이 증거하는 사람의 본성을 착하지 않다. 로마서 3장 10절 이하 증거되는 사람의 묘사는 끔찍하다 할 것이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고, 그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나는 원래부터 순진했던 것 같다. 사람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기 때문이다. 옛날 대학시절 같은 교회 다니는 후배 학생이 기타를 빌려 달래서 빌려 주었더니 한동안 가져오지 않았다. 왜 그런가 나중 물어 보았더니 기타를 학교로 가져 갔는데 선생님이 부셔 버렸다 한다. 나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는데, 한참 나중에 생각하니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지나간 얘기였다. 그 기타는 어디 있었을까?
또, 대학교 다닐 때 교회의 후배가 고등학교 뱃지와 모자에 붙이는 교표를 달랬다. 왜 그런가 물었더니,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에 편입했는데 아직 그 뱃지와 교표를 사지 못했다 한다. 나는 그 말을 믿고 그것들을 주었다. 수 십년이 지나 미국에 와서 어느날 문득 그때 생각이 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학교(서울 고등학교)는 편입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학교 문구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뱃지를 왜 사지 못했을까?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다녔던 학교 학생으로 위장행세하려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별별 사람이 다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육군 사병으로 입대해서 훈련을 받는 중에 3사출신 소대장이 훈련 중에, 끝나고 훈련병들의 손목을 다 베어버린다고 말했다. 나는 정말 손목을 베는 줄 알고 몹시 쫄아있었다. 그런데 소대장은 훈련이 끝나고 무슨 말을 했는지, 도무지 모르는 것 같았다. 무사히 병영으로 돌아왔다. 나혼자 속으로 마음 고생을 했던 것이다.
그런 내가 목회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이민 목회를 하면서 사람들의 실상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체험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 그것은 성경이 증거하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사람들과 마음으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습관이 된 것같다. 무슨 말을 해도 마음으로 듣지 않는다. 또 변할 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의 소원이 되었다.
미국 사람들은 순진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 중에는 믿어서는 안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큰 낭패를 겪는다. 말에 속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목사의 세계에서 이 사실을 배웠다. 그는 항상 거짓을 입에 담고 살았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그를 마음으로 듣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에게 속는 것 같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항상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사람이 모르는 것 같다.
성경에는 영분별의 은사가 있다. 사람의 심성을 뚫어 보는 은사라 생각한다. 그 은사를 가진 사람은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분별할 것이다. 한국 사람은 관상을 보고서도 사람을 판단하고 분별한다. 목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관상을 보는 습관이 있다. 특히 눈이 맑은 사람이 있고 혼탁한 사람이 있다. 그러나 경험으로 아는 지식이니 그런 지식을 절대적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이 점점 더 악해 져간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람을 분별하고 아는 지식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사람이 보지 않는 장소에서 무슨 죄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이 말은 옛날 신대원 시절 강의실에서 고명한 목사님을 통해 배운 지식이다. 그런데 그 때 들은 말씀이 종종 생각나고 사람을 보는 눈을 밝혀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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