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

뛰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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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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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이른 아침이면 허드슨 강변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마라톤 클럽 회원들이다. 낮이 짧아져서 아침 7시가 되어도 아직 어둡다. 그 어두움을 뚫고 한 사람 두 사람 모이고, 4마일 정도 거리를 뛰고 걷는다. 집을 나설 때는 쌀쌀했던 날씨가 그곳에 도착해서 걷고 뛰다 보면 쌀쌀함을 잊고, 허드슨 강변을 뛰고 걷는다. 아침 햇살이 허드슨 강변에 비추는 장면도 아름답다.
나는 옛날 고등학교 시절 합창반, 종교반 말고 그 이후로 다른 모임에 참가한 적이 없지만, 이 마라톤 클럽에 가입해서 토요일 이른 아침이면 허드슨 강변을 찾아 간다. 뉴저지에 이런 아름다운 경치와 뛰기 좋은 장소가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뛰는 사람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같은 시간 씽씽 달린다.
새벽 일찍 이 장소를 찾아오면 육체와 정신에 산소가 들어가 온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해 주는 것 같다. 나무들은 이제 낙엽으로 떨어지거나 겨우 남은 푸른 빛을 간직하고 있다. 얼마 후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이다. 그래도 30미터 넘는 소나무들이 있어 겨울 빛을 푸르게 해줄 것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어떤 분은 바람을 막는다고 텐트를 가져와서 쳐 주고, 이동식 히팅을 가져와서 따뜻하게 해 준다. 그 작업을 홀로 담당하고 있다. 오늘은 송목사님 가정에서 커피와 베이글을 가져왔고, 권사님들의 손을 통해 연어가 담긴 베이글을 만들어 주었다. 오늘은 3천보를 걸었다. 다음에는 더 멀리 걸어야 하겠다.
사람들은 평소 무엇을 보고 사는가에 따라 그 마음과 정서가 달라질 것이다. 이 마라톤 클럽 회원들은 흘러가는 허드슨 강을 자주보고, 푸르른 나무들을 보면서 살기 때문에 그 마음이 여전히 젊은 것 같다. 나이든 사람들 모이면 결국 병 얘기, 약 얘기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그런 얘기 안한다. 아침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고 뛸 수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집 사람은 일본으로, 한국으로 일정을 따라 다니고 있다. 항상 내가 무얼 먹는지 물어 본다. 이런 생활은 내게 깜도 아니다. 하루 하루 즐겁게 살 수 있어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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