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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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이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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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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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개나리, 벚꽃이 경쟁하듯 앞다투어 피어오릅니다. 하지만 환히 웃고 있는 꽃이 오히려 웃지 못할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저에게 목련은 그런 꽃입니다. 1997년, IMF의 직격탄이 우리 집에 떨어졌습니다. 형님의 사업은 부도를 맞았고, 그 여파는 쓰나미처럼 우리 가정에 밀려왔습니다. 집은 법원 경매로 넘어갔고, 부모님은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지인이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 두었던 토담집을 수리해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 하나와 군불을 때는 아궁이 부엌이 있는 오래된 흙집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집을 개조해 방 두 칸과 마루까지 넓히셨습니다. 집 앞에는 온 집을 덮을 만큼 커다란 목련나무가 있었는데, 아버지께서는 그 나무를 그대로 두고 집안의 일부가 되도록 고치셨습니다. 봄이면 하얀 목련꽃잎이 토담집 지붕과 IMF로 상처 입은 우리 가족의 마음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지금 사는 뉴욕에도 목련이 많습니다. 활짝 핀 목련을 볼 때마다 형님의 사업 실패, 집을 잃고 낙심하던 부모님, 그리고 하얀 목련꽃으로 덮인 토담집이 떠오릅니다. 그때의 목련은 제게 아픈 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봅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다시 일으켜 세워주실 것을 믿고, 소망하며 활짝 핀 목련꽃 아래를 걷습니다.


‘밸리 포지’(Valley Forge)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미국 독립전쟁 유적지입니다. 이곳은 미국 독립군이 필라델피아에서 패하고 쫓겨온 곳이었습니다. 1777년 12월, 혹독한 겨울 추위와 싸워야 했고, 식량 공급마저 원활하지 않아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사기는 바닥을 쳤습니다. 워싱턴 장군은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싸우기 위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함을 절감했습니다. 그는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마침 유럽에서 건너온 유능한 장교, 프로이센 출신의 바론 폰 슈토이벤(Baron von Steuben)을 참모로 영입했습니다. 슈토이벤은 효율적인 훈련법을 도입해 오합지졸이었던 독립군을 정비된 정규군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불과 3~4개월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독립군은 열악한 통나무집 생활을 버텨내며 그의 지침에 따라 성실히 훈련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778년 6월 28일, 뉴저지의 몬머스 전투에서 영국군과 대등하게 싸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밸리 포지에서의 훈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밸리 포지는 이제 시련을 견딘 용기와 인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밸리 포지는 독립전쟁의 전환점이었습니다. 겉으로는 ‘패배하여 쫓겨간 곳’처럼 보였지만, 독립군은 그곳을 허송세월로 보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체계적으로 훈련하며 다음 전투를 준비했습니다. 실패했을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훈련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것 — 그것이 부활의 믿음을 가진 자들의 자세일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믿고 따르는 자들은 지금의 실패와 어려움 앞에 좌절하거나 고개를 떨구지 않습니다.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 주님을 믿기에, 지금의 시련도 참고 견디며 내일을 위해 오늘을 훈련하고 준비합니다. 부활의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기에,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연약할지라도, 부활의 위대한 승리가 분명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오늘도 믿음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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