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민] 그 날을 준비하며 사는 지혜오종민 목사의 살며 생각하며 ② 그 날을 준비하며 사는 지혜
글 : 오종민 목사 (뉴저지우리교회)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만일 의사가 당신의 인생의 시간은 삼 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면서 그 삼 개월의 시간을 보내겠는가? 별로 유쾌한 질문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묻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나이에 비해 훨씬 일찍 생을 마감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다 그 죽음이 나와는 관계없을 것이라고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사람보다 훨씬 더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죽음이라는 문제 앞에 그 누구도 자신하며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열심히 운동하고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하고 몸에 좋은 음식과 비타민을 섭취하면서 오래 살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살아간다. 얼마 전 한국의 최고 부자였던 한 분이 오랜 세월 병상에 누워 계시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죽음 앞에는 부자도 젊고 늙음도 배움도 권력을 가진 자도 다 소용없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그대로 떠나야 하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오래 살기 위해 건강에 신경을 쓰며 사는 만큼 언젠가 내게도 닥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도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인생의 시간이 앞서 말한 것처럼 얼마 동안 남았다는 사실을 알고 사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며 살 수 있는 시간을 알기 때문이다.
오십 중반의 나이를 지나면서부터 내 자신에게 남아 있는 인생의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하며 사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면서 나의 삶에 작은 변화들이 몇 가지 생기게 되었다.
첫째는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 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즈음 들어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할 때 예전 보다 더 살아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 십 세 이전에는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기보다는 어쩌면 당연히 하루를 보내면 또 다음 날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나이 들면서 찾아오는 여러 가지 질병들이 있을텐데 그 가운데서 또 다른 하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커져 간다 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우리 모두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산다. 그 만남을 통해 때로는 행복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종종 만남 때문에 사람에 대한 미움이 커져 가고 어떤 때는 상대방에 대한 분노로 인하여 마음으로 살인을 하며 사는 것이 우리들의 솔직한 삶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손해를 끼치고 아프게 한 사람을 용서하거나 이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경험해 본 사람은 이해하리라 믿는다. 교인들에게 사랑을 외치고 용서를 이야기하며 품으라고 강조하며 사는 나 역시 그렇게 살지 못하고 살아온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부끄럽지만 고백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한 발짝 뒤로 물러 나서 생각해 보면 때려죽일 사람도, 미워해야 할 사람도, 용서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랑하며 살기에도 짧은 시간이 우리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에게도 인생의 시간을 정리할 날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는 사람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고 이 땅을 떠난 순간에 아름다운 삶의 흔적을 남길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 날을 준비하며 사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것으로 행복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던 작은 것을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것을 통해 상대방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행복해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인생의 가치와 소중함은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만이 느 낄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편집자 주 : 위의 글은 2021년 7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2호에 실린 글입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