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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민] 가정의 소중함

복음뉴스 0 05.20 08:50

제목 : 가정의 소중함

글 : 오종민 목사(뉴저지우리교회)


제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저희 아버님은 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시던 교수님이셨고 어머님은 가정 선생님이셨습니다. 제가 다섯 살 때 아버님께서 서른 다섯이란 젊은 나이에 불의에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때 저희 어머님 연세가 서른 셋이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도 젋은 나이셨는데도 불구하고 재혼하지 않고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저희 삼 남매를 기르셨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제가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아버님을 먼저 떠나보내시고 지난 세월동안 어머님께서 얼마나 힘들고 외롭게 살아오셨을까? 재혼하셔서 얼마든지 평안하게 사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들 때문에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오셨다는 것입니다. 올 해 연세가 여든 여덟이시니 오십 육년 이란 긴 세월을 외롭게 살아오신 것입니다.

 

한국에 나가서 찾아뵐 때마다 미국에 가서 함께 살자고 말씀드려도 고향이 좋으시다며 한국을 떠나길 싫어하셨습니다 곱디 고왔던 어머님의 얼굴도 세월이라는 시간을 피해가지 못하고 주름으로 덮혀 있고 몸도 쇠약해져서 요양원에 계십니다. 아들이면서 어머님을 모시지 못하는 불효자의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어머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으면 서운한 마음이 많았는데 제가 부모가 되고 보니 그 마음과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후회가 앞서는 법이 없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나이 들어가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님을 뵙고 올 때마다 다음번에 제가 다시 올 때 어머님이 살아계시면 그곳에서 얼굴을 뵙고 혹시나 그 안에 먼저 하늘나라에 가시면 그곳에서 어머님을 뵙겠노라고 두 손을 잡고 말씀 드릴 때마다 눈물을 흘리시던 어머님이 오늘 따라 왜 이리 보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들어 머리가 희여지고 얼마 후면 손자를 보게 되는데 어머님 생각하면 어렸을 때 어떤 투정을 부려도 다 받아주시고 저희 삼 남매를 기르시면서 단 한 번도 얼굴에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으시고 짜증내지 않으셨던 우리 어머님이 오늘 따라 너무나도 그립기만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를 다 얻었다 할지라도 가정을 잃어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고 인생의 보람이 있을까를 늘 생각하며 삽니다. 젊은 나이에 목회자의 삶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기에 목회를 위해 가정이 좀 힘들어도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 열심히 돌보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저에게 있었습니다. 사역에 모든 정열을 쏟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없었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면서 제가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이 바로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지 못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다정한 친구 같은 삶을 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후배 목사들을 만날 때마다 사역에 미치지 말고 예수에게만 미쳐라,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정에 충실하라, 그래야 세월이 흘러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들이 제 이야기의 의미를 이해했는지 모르지만 목회자의 가정도 행복해야 하고 목회자 자녀들도 그 누구보다도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도록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자들이라 저는 믿습니다. 

 

한 세상 이 땅에 왔다가 남기고 가는 것은 많은 재산을 남겨 놓는 일이 아니고 명예와 권력을 남기는 것도 아닌 사람을 세우고 가는 것입니다. 내 자녀들이 내 뒤를 이어 이 땅에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을 유익하게 만들고 사회를 정의롭고 따뜻하게 만드는 일에 밑거름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 말로만이 아닌 삶으로 우리가 보여주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영화의 한 대사처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우리들의 자녀들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삶이 되도록 부모 된 우리가 모범이 되어야 할 줄로 믿습니다. 가정교육이 무너지다 보니 사회교육도 무너져 가는 슬픈 시대에 우리 모두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 가정만큼은 우리 자녀들만큼은 이 땅에 사는 동안 행복하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들 가정부터 행복함을 만들어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22년 5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2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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