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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모] 동역의 길, 하나님의 일

복음뉴스 0 06.25 18:33

"조선 땅을 내게 주소서!" - 초기 선교사 편지에 담긴 이야기 5

제목 : 동역의 길, 하나님의 일
글 : 조진모 목사(전 합동신학대학원 교수)

 

<지금까지의 줄거리>

1884, 조선에서 처음 상주한 선교사 의사 알렌(1858-1932)은 갑신정변을 계기로 정부에 최초의 서양식 병원이었던 제중원 개원을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동역의 길

알렌이 18851, 개원 요청 서류를 제출 한 뒤, 하나님께서 허락하여 주시길 진심으로 원했습니다. 서양식 병원이 앞으로 중요한 선교 기지로 사용될 것을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후로 제중원 허락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정부에 신청한 1884127일로부터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일에 일이 급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왕이 216일에 병원 책임자를 임명하였습니다. 218일에는 병원 건물이 선정되었고, 219일에는 병원 승인 사본을 전달받았습니다. 228일부터 병원으로 사용될 가옥을 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알렌과 그를 돕는 자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4월 초 개원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알렌에게는 항상 고민거리가 있습니다. 제중원을 혼자 운영할 수 없었기에 동역할 사람들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훌륭한 한방 의사들이 다수 있었지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갑신정변 시 민영익을 치료하기 위해 일본인 외과의사와 영국인 외과 의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들을 불러들여 함께 일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의사로서 개원한 뒤 몰려들 환자들에게 최선의 의술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당연한 것이지만, 알렌은 병원을 통해 복음의 문이 열리기를 기대하였기에, 복음을 가슴에 품고 함께 동역할 의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알렌이 어떻게 이 막중한 문제를 해결하였을까요?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 것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188549일에 제중원 진료가 시작되었는데, 이 날을 전후로 동역할 선교사들이 조선에 입국한 것입니다. 45일에 장로교 복음 선교사 호러스 언더우드(Horace Underwood, 1857-1916)가 입국하였습니다.

 

알렌은 언더우드가 입국하기 전에 미국 선교본부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습니다. “우리는 언더우드 씨를 기대하고 그를 기쁘게 환영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가 아내와 함께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새로운 의사를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언더우드를 만난 알렌은, 복음 선교활동을 금지하는 상황 속에서 그가 제중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사역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더우드 씨와 두 명의 미국 이사회 회원들이 어제 저녁 저희에게 왔습니다. 언더우드 씨는 비즈니스맨 같아서 저 대신 재정 담당자로 삼으려고 합니다... 앞으로는 언더우드 씨가 대부분의 서신을 작성하도록 할 예정입니다.언더우드 의사가 아니었지만, 당시 알렌을 도와 제중원의 발전에 힘을 쏟았습니다. 하루 70명 이상 환자들이 찾아오는 약국에서 일을 했고, 물리와 화학 등 연계 과목을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같은 해 53, 감리교 의사 선교사 윌리엄 스크랜턴(William Scranton, 1856-1922)이 조선에 입국하였습니다. 그가 광혜원에서 사역한 것은 6주 정도에 불과하였고, 결국 자신의 교단을 중심으로 따로 병원을 설립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조선 선교 초기에 교파를 뛰어넘어 복음 전파를 위해 동역의 길을 걸은 좋은 예가 되었습니다. 스크랜턴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은 뒤, 알렌이 미 본부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적어 보냈습니다. “사적인 편지로 내년 여름 감리교 의사가 이곳으로 파송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들이 오는 것은 큰 복입니다. 그들이 어떤 교단이든지 상관없습니다.실상 알렌은 스크랜턴에게 새로운 의사가 올 때까지 병원의 보조원으로 일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였습니다.

 

알렌은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았기에 항상 손이 모자랐습니다. 그를 옆에서 지켜보던 언더우드가 426일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기록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새로운 의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알렌 의사는 매우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매일 아침 병원에서 알렌 의사의 집도로 수술이 이뤄지고 있는데, 매번 수술시간은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알렌은 다른 의사의 도움과 조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620일에 장로교 의사 선교사가 존 헤론(John Heron, 1856-1890)이 조선에 입국하였습니다. 알렌과 언더우드는 헤론이 파송을 받아 함께 자신들과 동역할 수 있게 된 것을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언더우드는 헤론을 애타게 기다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습니다. “알렌 의사는 헤론 의사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그를 받아들이기로 약속했고, 정부에서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곧 와도 좋을 것입니다.알렌 역시 헤론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는 배로 출발했음을 통지 받자마자 정부에 급히 이 사실을 알리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일

제중원의 개원 과정과 동역자들이 더해지는 모습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줍니까? 선교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알렌이 그리하였듯이, 복음을 맡은 자들이 하나님을 철저하게 의지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 오래전 조선의 문이 닫혀있던 상황 속에서도 복음화를 위한 사역을 일찍부터 실행하여 오셨습니다.

 

최초 개신교 선교사인 독일인 칼 퀴츨라프(Karl Gützlaff, 1803-1851), 대동강에서 순교한 영국 선교사 로버트 토마스(Robert Thomas, 1839-1866), 토마스 선교사를 조선에 파송한 스코틀랜드 알렉산더 윌리엄슨(Alexander Williamson, 1824-1904), 중국에서 한글로 성경을 번역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 1841-1915)와 존 맥인타이어(John McIntyre, 1837-1905) 등은 모두 조선의 복음화를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고 사용하신 귀한 동역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이 귀중한 교훈에 귀를 기울입시다. 복음 전파를 통한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은 그가 세우신 사람의 수고와 땀을 통해 이뤄지지만, 이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 자신이시며, 반드시 그의 철저한 계획대로 진행되어 갑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지혜와 능력으로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이끌어 가시는 분이십니다.

 

인생의 흥망성쇠는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그분의 신실하심을 인정하는 믿음에 굳게 서서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며 인내하는 가운데 지치지 않는 기도의 무릎으로 그에게 나아가야 합니다.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어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이가 이와 같이 이르시도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예레미야 33:2-3)”    

 

* 2022년 6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3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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