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

 

[오종민] 아름다운 퇴장

복음뉴스 0 08.13 08:36

제목 : 아름다운 퇴장

글 : 오종민 목사 (뉴저지우리교회)

 

제가 남자라서 그런지 액션영화를 좋아합니다. 특별히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악한 자들을 물리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를 보고 나면 한 동안 기분이 좋지만 혹여나 주인공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영화를 보고 나면 한동안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죽었다고 실제로 그 역할을 맡은 주인공이 죽은 것도 아닌데도 말이죠.

 

영화의 결말에 따라 어떤 이에게는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우울한 감정을 갖게도 해준다고 생각하니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생각이나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반드시 끝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가 끝나면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도 있습니다. 우리들의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요? 아무리 인생을 신바람나고 재미있게 살았어도 모든 이에게 반드시 찾아오는 끝이 있고 돌아가야 할 시간이 찾아 온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구십을 바라보시는 어머님이 계십니다. 아주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셔서 많은 고생을 겪으시며 저희 삼 남매를 길러주셨습니다. 얼마 전 많이 편찮으신 모습을 화상을 통해 보고 곧 바로 한국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우셨던 어머님의 모습은 사라지고 뼈에 살가죽만 남으신 어머님의 모습을 요양원에서 보게 되었을 때 하염없이 죄송한 마음과 함께 안타까움의 눈물만 흘리다 돌아왔습니다. 

 

어느덧 저도 손주를 보게 되었고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다 보니 어머님의 그 모습이 남의 모습 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저에게도 찾아올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며칠 동안 병원 관계자들에게 부탁하여 어머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면 살아생전에 다시 뵐 수 없을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어머님 곁에 머물러 손을 잡아드리고 미국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그렇다고 어머님께서 제 이야기를 들으신 것도 아니셨습니다. 그저 천장만 바라보며 연신 숨을 가쁘게 쉬실 뿐이셨습니다. 

 

서른두 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남편을 먼저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시고 온갖 궂은일을 하시면서도 믿음 붙잡고 자식들을 기르셨던 어머님께 요양원을 떠나기 전 목사가 아닌 아들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어머님은 훌륭한 인생을 사시고 가시는 분이시라고.... 어머님 때문에 자녀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귀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셨고 최선의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셨다고.....

 

요양원에 어머님을 남겨 두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없이 무거웠습니다. 외아들인데도 사역 때문에 이역만리 타향 땅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제 환경과 함께 모실 수 없는 안타까움과 함께 더 잘해드리지 못한 죄송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어머님을 바라보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저희 어머님은 인생의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열심히 사셨다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믿음의 어머님들이 그렇듯이 저희 어머님도 자식들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희생하셨던 분이시요, 어려움 가운데서도 기도의 시간을 멈추지 않으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점점 가까이 오는 그 날의 시간을 기도로 준비하며 살아오셨습니다.

 

우리에게도 찾아올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어떻게 준비하는가는 우리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퇴장의 시간이 있음을 평상시에 생각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다른 이에게 전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의 무게가 다를 것이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옆에 있는 가족들과의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할 뿐만 아니라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애쓸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을 미워하기 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돈을 쌓아놓고 살기 보다는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려는 마음을 갖고 살 것입니다.

 

인생의 퇴장을 아름답게 준비하며 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자녀들 역시 우리가 퇴장하는 그 모습을 통해 자신들이 살아가야할 이정표가 정해지고 그들 역시 후회없이 그 길을 따라올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아름다움이 우리들에게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

 

* 2022년 8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5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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