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

 

[조진모]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복음뉴스 0 2022.10.07 14:47

제목 :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 조진모 목사(전 합동신학대학원 역사신학 교수)

 

<지금까지의 줄거리>

쇄국정책이 사라진 조선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1884, 최초 상주 선교사인 호레스 알렌이 입국한 이후, 다음해에 연세대학교 설립자 호레스 언더우드와 미국 북장로교가 최초 조선 선교사로 파송한 존 헤론 등이 입국하였습니다. 그들은 18852월에 설립된 제중원을 중심으로 동역하였습니다.

 

활발해진 사역

헤론 선교사는 18856월에 제물포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는 알렌 선교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제중원 사역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온 것입니다. 최초로 설립된 서양식 병원에서 실행되는 치료에 대한 좋은 소문이 퍼지면서, 대단히 많은 환자들이 몰려들어 현저하게 손이 딸렸던 것입니다. 헤론이 합류한 이후 제중원에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전에 비해 더욱 활기찬 의료 사역이 전개되었습니다. 헤론은 조선에 도착한 즉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도 가지지 못한 채, 다음 날부터 병원에 출근하여 두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환자를 돌봤습니다. 이토록 상황이 절박했던 것입니다. 문화가 다르고 모든 것이 낯 설은 곳에서 아내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그였지만, 자신을 선교사로 세우시고 파송하신 하나님을 기쁘게 하려는 마음으로 직면하던 어려움을 견뎌냈습니다.

 

또한 헤론은 조선말을 익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환자들과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조선에는 영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진료를 돕는 통역사를 어렵게 구하였지만, 언더우드에게 한글을 가르쳤던 교사에게 개인 수업을 받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언어 실력을 향상시키려 했습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교재도 없이 한글을 익히는 것은 힘든 숙제였습니다. “조선어가 어려운 이유는 문장 구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선어에는 구분하기 힘든 엇비슷하고 다양한 발음들이 있습니다. 조선어-불어 문법 사전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기초 원리를 배우는데 불확실함과 어려움 그리고 수고가 더 가중되었습니다. 어법, 시제, 품사들과 숙어의 정확한 의미를 표현할 만한 영어 문법을 알고 있는 조선인이 없다는 것 역시 조선어를 배우는 데 어려움이 더 합니다.

 

확장되는 사역

헤론이 합류한 이후 또 하나의 변화는, 제중원의 의료 사역의 확장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18864월 미국 선교본부에 제출된 제중원 1년 의료선교보고서에 그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봤는지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명의 의사가 무려 10,460명을 치료했고 265명의 입원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제중원을 찾은 환자들의 병의 상태는, 처방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경우로부터 시작하여 수술을 필요로 했던 중증까지 매우 다양했습니다. 제중원 부속 의학교가 개교된 것이 1886329일 이었기에, 실제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전문 인력은 매우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18864, 알렌에게 새로운 사역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여성을 위한 전문 치료가 필요한 것을 인식하여 여성 병원을 신설하기로 한 것입니다. 장로교 선교사와 감리교 선교사 사이에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생겨난 계획이었지만, 결국 서로 잘 이해하고 협력하는 관게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 당시 언더우드 선교사가 선교 본부에 보고한 편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알렌 의사와 헤론 의사에게서, 여성병원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들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은 다소 유감스러운 일이었으며 처음에는 두 선교부 간의 친밀한 관계가 깨어지게 될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사태가 원만하게 진정되었습니다.

 

유교적 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던 조선 사회에서 남성 의사가 여성의 몸을 서양식으로 치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상이한 문화로 인해 제한을 받던 상황 속에서, 왕궁에 속한 여자들이 알렌에게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알렌은 18864월에 다음과 같이 기록을 남겼습니다. “왕궁의 여자들이 개인적으로 치료받기 위해 저의 집에 왔기 때에 요 며칠 동안 대단히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이런 만남이 있은 후 다음 날, 신분이 아주 높은 2명의 여자를 포함해서 12명의 여자들이 저희 집에 왔습니다.”

 

알렌이 여러 업무로 바빠서 그의 집을 찾아온 여자들을 제대로 돌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관계자들에게 왕궁에 속한 여성들을 위한 특별 장소를 마련하거나 아예 여성 병원은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알렌은 선교 현장에서의 필요를 미국 본부에 알렸습니다. 그 결과, 여성 의료 선교사를 파송해 줄 것이라는 답신을 받았습니다. 이런 결정에 헤론은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습니다. “여의사 한명을 보내주신다니 저희 모두는 정말 기쁩니다. 지난주에 알렌 의사는 궁궐 안에서 20명의 여자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여의사는 궁에 가서 여성들을 진료하고 처방해 주고, 그녀들의 심장과 몸을 진찰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같은 해 74일 미국 장로교 본부는 여성 환자를 돌보기 위해, 조선의 첫 여성의료 선교사인 애니 앨러스(Annie J. Ellers, 1860-1938)를 파송하였습니다. 그 당시 앨러스는 정식 의사가 되기 위해 1년 정도의 의학과정이 필요하였지만, 긴박한 한국에서의 상황으로 인해 급파한 것입니다. 앨러스는 명성왕후의 시의로 사역하게 됩니다.

 

분명해진 사역

헤론이 합류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의료 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인 복음 전도의 성격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것입니다. 알렌은 병원의 설립자였지만 한국 정부와 협력하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활동해야 하는 부담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갑신정변을 통해 얻은 기회를 잘 활용하여 병원을 소유자인 정부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궁극적인 선교목적은 복음 전파였지만, 일단 의술을 최대한 발휘하는 일에 집중해야 했던 것입니다.

 

헤론이 동역을 시작하면서 의료 활동이 복음을 위한 수단임을 더욱 분명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제중원의 지난 사역을 돌아보면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습니다. “알렌 의사와 저는 지난 1년 동안에 했던 우리의 사역에 대한 보고서를 이미 작성하였고, 일부 원고들이 출판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결과가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었고... 편견이 깨졌다는 사실과 선교 사역을 위한 개방에 진전이 있었습니다.이어서 헤론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열정을 진술하였습니다. “저는 조선 사람들과 선교 사역을 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선에서 시작된 의료 사역이 더욱 활발해 지고 확장될 수 있던 것은 이를 담당하던 선교사들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신중하게 받아드리고 실행에 옮겼던 것입니다. 특히 헤론 선교사는, 이미 알렌 선교사로부터 시작된 의료 사역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함으로서 향후 조선의 복음화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지닌 우리 모두는, 그 당시 선교사들이 지녔던 기본 정신으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됩니다.

 

육신을 치료하고 인간적 필요를 채워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여기서 한 걸음 더욱 나아가야 합니다. 영적으로 죽은 영혼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함으로, 그들이 영생에 대한 소망을 품고 진지하게 나그네의 길을 지나갈 수 있도록 신앙생활을 정착시키는 것보다 중요한 과제는 없습니다.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로마서 10:15)

 

* 2022년 9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6호에 실린 글입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2 [사설] 어른이 되십시요! 복음뉴스 2022.12.21
421 [김동욱] 마무리 복음뉴스 2022.12.21
420 [조원태] 모르드개 형에게 복음뉴스 2022.12.21
419 [이종식] 나의 목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방법 복음뉴스 2022.12.21
418 [이윤석]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 복음뉴스 2022.12.21
417 [김정호] 아직도 나를 부끄럽게 하는 목회 스승 복음뉴스 2022.12.21
416 [강유남] 새 계명 복음뉴스 2022.12.21
415 [한삼현] 이사야 - 서론 복음뉴스 2022.12.21
414 [조진모] 인간의 부패에 대한 반면교사 복음뉴스 2022.12.21
413 [정관호] 말, 어떻게 할 것인가? 복음뉴스 2022.12.21
412 [이선경] Total Praise 복음뉴스 2022.12.21
411 [이민철] 창조주 하나님 (2) 복음뉴스 2022.12.21
410 [유재도] 무엇이 예수님을 권위있는 교사로 만들었는가? 복음뉴스 2022.12.21
409 [김현기] 카메라 렌즈 조리개에 대하여 복음뉴스 2022.12.21
408 [김경수] 외로움을 치유하라 복음뉴스 2022.12.21
407 [한준희] 신학이란 무엇인가? (1) 복음뉴스 2022.12.21
406 [조희창] 로닝 커닝햄을 만나다 복음뉴스 2022.12.21
405 [오종민] 무엇을 남기고 떠나시겠습니까? 복음뉴스 2022.12.21
404 [양춘길] 필그림과 메이플라워 복음뉴스 2022.12.21
403 [박시훈] 감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복음뉴스 2022.12.21
402 [긴혜영] B와 D 사이 복음뉴스 2022.12.21
401 [김용복] “목사님이시죠?” “아닌데요.” 복음뉴스 2022.12.21
400 [곽상희] 물고기 사랑 복음뉴스 2022.12.21
399 [임현주] 그릇 이야기 복음뉴스 2022.12.21
398 [배성현] 머리 둘 곳 없는 예수 복음뉴스 2022.12.21
397 [박인혜] 가을 단풍 복음뉴스 2022.12.21
396 [양희선] One Way Ticket 복음뉴스 2022.12.21
395 [사설] 한심했던 뉴저지교협 제36회 정기총회 복음뉴스 2022.11.17
394 [김동욱] 바른 호칭을 사용하여 기도하자! 복음뉴스 2022.11.17
393 [강유남] 죄의 시작과 본질 복음뉴스 2022.11.17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