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목사의 상(相)을 회복하고 싶다

한준희 목사 0 01.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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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상()을 회복하고 싶다

 

고등학교시절, 어찌된 일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슨 일로 목사님 사택을 찾아간 일이 있었다. 그런데 목사님을 찾아간 그 시간이 저녁 8시가 조금 넘어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목사님을 부르고 잠시 기다리는 그 순간 목사님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이 밤중에아마 주무셨던 것 같았다. 목사님께서는 밖으로 나와 나에게 버럭 화를 내시면서 새벽기도 때문에 목사님이 일찍 잔다는 것 넌 모르니, 어찌 그리 못 났냐 이놈아!”초저녁 잠을 주무시던 목사님이 나에게 한말이었다.

 

그때 목사님의 그 화내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 그 목사님의 모습은 내가 교회에서 보아왔던 목사님의 얼굴이 아니었다. 늘 인자하게 웃으시던 그분이 아니라 시장에서 싸울질이나 하는 불량배의 성난 얼굴로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어떻게 목사가 저렇게 화를 낼 수가 있나....

그 분의 그때 그 한번의 화내신 모습으로 난 그 목사님에 대한 존경심은 이미 사라졌고, 아울러 목사들에 대한 내 마음에 상처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물론 지금은 다 사라져버렸지만---)

 

세월이 흘러 나도 목사가 되었다.

목사초년생 때 난 신혼생활을 하였다. 어느날 아내와 언쟁이 높아지면서 말싸움이 시작되었고 난 분노에 못이겨 막말을 하였다. 그때 아내가 나에게 한말이 충격이었다, “당신 목사 맞어!”싸움에 본질은 사라지고 목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목사가 그렇게 분노하고 막말을 할 수 있느냐는 것으로 싸움에 양상이 변화되었고, 그 싸움 후 난 목사의 자격도 없는 자라는 자책감과 함께 오랫동안 목사라는 직분이 나에게는 걸맞는 존재가 아니라는 심한 좌절감에 빠진 적도 있었다.

 

목사란, 손양원 목사님처럼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사람, 인자하고 포용력 있고, 용서해주고 감싸주는 사람, 성 프란시스처럼 제자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도 이해해주고 너그럽게 감싸주는 사람, 장발쟌에 나오는 미리엘 주교처럼 자기 소유를 불우한 이웃 것이라고 장발쟌을 회심시킨 사람, 그런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던 나에게 나는 너무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일반사람들과 다를바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는 자격지심을 가지고 살아온 존재였다.

 

때로는 스스로 거룩해지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나의 본바탕에서 솟아오르는 분노는 아내에게 자식에게 여지없이 쏟아져 나오는 처절함이 목회를 하면서도 계속되어져 왔었다.

특히 어떤 땐, 성도들이 목사에게 말 같지도 않은 말로 공격을 해 올 때는 겉으로는 웃으면서 대했지만 내 속에는 분노의 공격성이 솟아오를 때가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어디 그뿐인가, 네 속에 목사에 대한 상처가 남아있어서 그런지, 목사가 목사답지 못한 언행이 내 눈에 들어 올 때면 나는 그 목사를 목사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교만도 함께 자리잡고 있으니, 나 스스로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아내에게 막말하고 자식들에게 분노하는 평신도보다 못한 내가 목사의 탈을 쓰고 성도들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인자한 체 했던 가식적인 목사가 어찌 목사이겠는가, 그러면서도 가장 거룩한 체, 가장 기도 많이 하는 목사로 보이기 위해 얼마나 위선된 삶을 살았던가

바로 그 목사의 목사같지 않은 언행이 내 모습이라는 사실로 비춰질 때면 더더욱 처절함이 느껴기에 오늘도 하나님 앞에 머리 숙인다, 올해도 목사같지 않은 언행이 내 삶에서 나타나지 않게 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신자들이 바로 목사들은 손양원 목사같이 용서하는 목사, 인자한 목사, 분노하지 않는 목사, 포용하는 목사로 목사의 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목사는 적어도 이래서는 안 된다, 그 목사상을 나도 가지고 있었고 또 대부분의 신자들이 가지고 있기에 그 목사의 상이 무너질 때, 많은 신자들은 상처를 받아 교회를 떠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예수믿는 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다 목사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감히 비길 수도 없는 바울의 고백이 가슴 속 깊이 저러온다. 그래서 나부터 회개한다.

 

그렇다면 이 실추되고 썩어져가는 교계에 다시 목사의 상을 회복할 수는 없을까

물론 그 몫은 목사 개개인의 것이겠지만 내 교회, 나만 잘하면 된다는 그런 이기적 모습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2019년 올해는 적어도 온 목사님들이 모여 연합하여 목자상을 회복하자는 그런 참신한 운동들이 교계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쨌든 올해는 나부터라도 좀더 목사다운 목사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본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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