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무조건 내편이야!

한준희 목사 0 01.3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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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 개척교회를 시작할 무렵, 아는 분들도 많지 않고 개척교회에 대한 특별한 정보도 없었던 시절, 유달리 나에게 잘 해준 목사님이 계셨다. 나는 그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뉴욕의 지리도 잘 모르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려 해도 어디서 파는지 모르고, 메디케이드 신청이나 영어 통역이 필요할 때나 늘 이분의 도움이 나를 감동케 하였었다. 

 

얼마의 세월이 지나 이번에는 이분이 어려움을 많이 당했을 때, 난 거의 그분의 편이 되어 주었고, 그분이 원하는 것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협조해 주었다. 또한 어디를 가더라도 함께 동행해 주었었다. 그것이 적어도 내가 그분에게 받은 은혜를 배반하지 않는 도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한번은 그분과 세미나를 같이 가게 되었는데 같은 호텔방에 묵게 되었었다, 그날 밤 난 사실 한잠도 못 잤다. 이유는 그분의 코 고는 소리가 얼마나 심한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분과 며칠을 같이 있었으니 거의 난 초죽음 상태에서 세미나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한마디 안 하고 같이 해 주었다.

 

그런데 이분이 교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난 알고 있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난 그저 의리를 지키기 위해 늘 그분 편에서 함께 해 주면서 지냈었다. 그러던 어느날 존경하는 증경 회장님 되시는 모 목사님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말을 듣게 되었었다.

한목사 왜 그런 목사하고 같이 다니나? 괜히 실없는 사람 되지 말고 그 목사와 멀리 하게나!”

그런 말을 듣고도 난 오히려 거부감을 느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왜 부정적으로 보는지 오히려 그 증경 회장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지냈었다.

 

그런데 이게 한두 사람이 이런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많은 목사님들이 한결같이 그 깡패같은 목사와 같이 다닌다고, 나 역시 도매금으로 싸잡아 욕을 하는 목사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난 그분과 거리를 두고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낸 적이 있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요즘, 내가 깊이 깨달은 것이 있다. 내가 언제부터인지 정치적으로 보수가 되었는지 진보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정치적으로 굉장히 편향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생각이 옳고, 내가 편하고 좋으면, 난 그쪽으로 모든 것을 보고 판단하는 그런 편향된 의식 말이다.

 

이것이 정치적인 것만이 아니다. 내 삶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와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어울리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그분들은 내 편이다. 하지만 나와 식사한번 안한 목사, 나와 반대편에서 선거운동을 했던 목사, 나와 가깝게 지내지 않은 목사는 저쪽 편으로 갈라놓고 평가하고 결정해 버린다는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 저쪽 편은 정말 형편없는 목사들로 보인다. 하는 일마다 분쟁을 일으키려 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자체가 목사로서의 수준 미달이라는 것이 늘 눈에 뜨인다. 그래서 싫다. 그런데 그쪽 목사와 식사도 같이 하고, 같이 기도회도 하고 또 교계 일도 같이 하는 목사들은 다르다. 그쪽 편에 있는 목사는 무조건이다. 정말 교계를 위해 일하는 목사이고, 같이 기도하는 목사이고, 의리도 있는 목사이고, 어려울 때 돈이라도 집어주는 정말 좋은 목사란다. 그래서 무조건 그쪽 편이다.

 

나는 나부터 얼마나 편향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나를 생각해 보면, 참 인간이라는 것이 자기에게 좋은 사람은 무조건 좋은 사람이라는 이 편향된 사고방식이 얼마나 사회나 교계를 편가르기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요구되는 요즘이다.

 

바로 이런 편향된 사고방식 때문에 좌와 우가 나누어지고, 진영 논리에 빠져 옳고 그른 싸움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정말 이래도 좋은 것인지 나 자신에게도 또 뉴욕 교계에게도 묻고 싶다. 하지만 이런 진영 논리에 빠지고 싶지 않은 목사들은 아예 교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어쩌다 교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반드시 진영 논리에 빠지게 됨으로써 자신도 편향된 맞고 틀림의 싸움에 말려들지 않을 수 없기에 이제는 교계에 관심들이 없다, 아예 교계 단체를 무시해 버린다. 어쩌면 이렇게 옳고 그른 싸움을 하는 교계의 목사님들로 인해 교계가 어려움에 처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뒷짐지고 있는 그런 목사들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이 뉴욕교계에 있지는 않나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하지만 묻고 싶다. 내가 지금 한쪽에 치우쳐서 교계의 일을 한다는 것이 객관적인가, 정말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바른 판단에 속한 일인가, 내가 좋아한다고, 나와 친하다고 그 목사가 하고 있는 일을 100% 따라가 주어야 옳은 일인가, 좀 더 냉정하게 하나님 편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보여진다.

 

정말 우리가 어떤 옳은 일을 위해 목사가 되었나, 그 옳은 일의 기준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내가 옳으면 옳고, 내 판단이 바르다고 생각되면 바른 것이고, 내 주장이 하나님 뜻이다 라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인가,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고, 내 주장이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고, 내 생각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그런 바탕을 가지고 대화할 수는 없는 것일까?

 

정말 모두가 옳다고 한다면 누가 틀린 것일까?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을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고후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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