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본능인가, 욕정인가??

한준희 목사 0 03.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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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우리 집 옆에 있었던 구멍가게는 내가 거의 매일 찾아 가는 가게였다. 식구들 칫솔이나 치약이 떨어지면 순식간에 달려가 사오기도 하고, 반찬거리로 통조림을 사오라는 어머니의 심부름에도 그 구멍가게에 가서 사오곤 했던 그 가게는 우리 집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제공하는 유일한 단골가게이었다. 

 

그 가게에 가면 늘 마주치는 할아버지 몇 분이 계시는데 그분들은 그 가게에서 거의 매일 술을 드시기도 하고, 장기나 바둑을 두시면서 지내는 할아버지들만의 공간이 또 그 가게였다. 나는 그 가게에 갈 때마다 그 할아버지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였고 또 할아버지들이 누구 집 할아버지들이라는 사실도 다 알고 있었다.

 

어느날 뭘 사러 갔었는지 기억에는 없었지만 그날 난 그 할아버지들이 보고 있는 이상한 잡지를 보았다, 바로 색정적인 도색잡지였다. 그분들이 보고 있는 그 잠깐의 순간에 보여진 그 사진은 당시 순진했던 나에게는 큰 충격이 되었고 며칠동안 그 사진이 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어떻게 할아버지들이 그런 잡지를 보고 있느냐 하는 충격이었다. 난 당시 할아버지들은 적어도 위엄 있고 존경스럽고 큰 어른으로만 여겼지 그렇게 저질스런 잡지나 보는 그런 사람들로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할아버지들은 그런 것을 보는 것에 초월하신 분들이고 이성이나 성적인 것에서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계신 분들로 여기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충격이 컸던 것이다.

 

한마디로 나이가 들어 늙어지면 이성이나 성적인 욕망에서 이미 해탈할 수밖에 없는 몸이 되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즉 성적인 모든 것은 청장년 때 자식을 낳기 위해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데에만 가능한 것이지 어떻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런 성적인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내가 청소년 때 가졌던 성적인 지식이었다.

 

지금 나는 70 문턱에 와 있는 나이가 되었고, 더욱이 목사로 30여년을 훌쩍 넘긴 목회를 하면서 얼마나 경건된 삶을 살려고 훈련하였던가, 거룩하지는 않아도 거룩하려고, 주님닮아 가려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나 자신과 싸웠던가, 그런데 어느 날, 핸드폰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비키니 차림의 몸매를 자랑하는 여성들의 동영상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보고 내 스스로 충격을 받은 것이다.

 

아니 왜, 내 눈이 쭉쭉 빵빵한 젊은 여성의 몸에 눈이 가는가,

나는 아직 덜 성숙된 인간이고, 아직 수준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더욱이 목사인 내가,,, 그것도 나이가 4-50대라면 이해가 되어도,,,,70 나이에 그런데 눈 간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이것이 덜 성숙된 인간의 모습인가, 아니 나의 성적인 자아가 잘못 형성된 것일까,

아무리 내가 나를 생각해 봐도 정말 인간이란 어쩔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시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그런데 더 희한한 것은 그렇게 나 자신을 비춰보면서도 여전히 젊은 여성의 몸매가 눈에 들어오고 또 그런 모습이 싫다고 느껴지지 않으니, 이게 70된 노인 맞는가,

갑자기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오래된 영화 만다라가 생각난다. 스님으로 삶을 받친 젊은이가 불공을 드리러 온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보고 욕정을 견디지 못해 손가락을 촛불로 지져대면서 그 고통으로 욕정을 제어해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생각이 난다.

 

이것이 나만 그런 것일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겨낼까, 나는 옆에 있는 목사님께 은근히 물었다. “목사님 핸드폰에는 몸매 좋은 여성들의 모습이 동영상으로 안 뜨나요?” 같이 있던 목사님께서 한마디 한다. “저는 그런 동영상을 보다가 사모님에게 호되게 욕을 먹었습니다.” 또다시 90세가 넘은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의 삶에서 가장 아쉬움으로 남은 것이 무엇이었나요?”할머니의 대답, “2차 대전 당시 나에게 마지막 키스를 해 주고 떠난 그 남자를 만나 보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지요이것이 육체를 가지고 사는 인간의 순수한 모습 아닐런가, 육체를 가지고 있는 한 인간은 이성에 대한 아름다움과 사랑의 감정을 제어할 수 없다는 인간 한계 말이다.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스쳐지나가는 젊은 이성을 보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 욕정이나 음란이 삶을 옭아매고 그런 음란에 중독되어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죄이다. 그리고 그것이 행동으로 실행된다면 당연히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정죄 받아야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욕정은 누구에게나 스쳐 지나갈 수 있다. 그것을 죄라고 여겨 스스로 올무에 빠져있다면 아직 덜 성숙된 믿음의 한계 아닐까.

눈앞에 스쳐지나가는 이성의 모습을 믿음의 시각으로 보니 인간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놀라운 이성간의 끌림을 아름답게,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만드신 하나님의 솜씨가 절묘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믿음의 눈으로 이성을 보니 젊은 여성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더 이뻐 보이려고 화장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이나 일평생 함께 산 아내도 더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멋진 이성을 보고 음욕을 품은 것이 죄라면, 멋진 이성을 보고 이름다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마음의 삶을 더 더욱 풍요롭게 하는 사랑의 산물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야곱이 라헬을 연애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7년을 봉사하리이다.(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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