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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학 이야기(16)

조경현 0 03.12 11:23

대학 카페테리아

 

여행이든 일(공부)이든, 어디를 가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는 것이다. 여기는 그래도 유럽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다. 20년 전 유럽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음식재료를 공수해 가지 않으면 재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커피 한 잔 우리네 입맛에 맞는 것을 찾기란 쉽지 않았으니까. 

요즘 미국은 시카고 뿐 아니라 다른 곳 어딜 가도 한국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한국 마켓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 온 학생들은 여전히 자기들 음식 재료를 마켓에서 찾는 것이 어렵다 한다. 이것은 한국인들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의미일 게다. 또한 한국인들이 그만큼 많이 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인일 경우, 여기서 그들의 위상은 우리네와 또 다르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인들의 유학율이 높아졌다. 시카고대학만 해도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중국인들은 캠퍼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물론 일본인일 경우 굳이 미국까지 유학 올 이유가 없다는 것. 이는 자신의 나라의 학문의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것은 또 별개의 이야기다. 중국인들은 차이나타운이 가까운 거리에 있기에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그곳에 가서 자기네들 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차이나타운이 이야기가 나왔으니 코리아타운(Korea Town) 이야기도 해야겠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한 때 코리아타운이 번창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로랜스(Lawrence) 거리는 한국인들로 북적였고 거의 한국인들의 거리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1.5세나 2세들이 공부를 마치고 직장을 다니면서(소위 성공?해서) 그곳을 떠나 서버브(시카고 변두리 도시)로 거의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로랜스는 노인들만 조금 오고 갈 뿐이다. 지금도 그쪽에는 한국의 간판만이 그때를 회고하며 걸려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내가 이곳에 와서 먹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느낀 적은 거의 없었지만, 내가 거주하는 이곳, 하이드 팍에선 한국 음식을 구할 수 없으니 미국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유니온(CTU)하우징에 있었을 때, 베트남에서 온 여학생이 있었는데, 그녀는 어디서 음식 재료를 구하는지 부엌에서 자기네 음식을 해 먹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에게 권하기도 하였지만, 매번 그렇게 할 순 없었다. 그래서 가까운 미국인 마켓에 가서 나름 음식 재료를 사서 먹었지만, 기껏해야 빵과 우유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주변에 음식점을 이용하였다. 

그때 내가 주로 이용했던 곳이 오바마 식당(Valois) 이었는데, 이곳은 전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이용했던 식당이다. 그가 시카고에서 약 10년 동안 살 때 바로 이 부근에서 살았다고 한다. 나도 몇 번 그 생가에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그 당시 오바마가 즐겨 찾던 음식점이다. 처음에는 음식 값이 비싼 줄 알고 소개만 받고 머뭇머뭇 하다가 한 번 간 것이 계기로 그 식당 단골(regular customer) 이 되었고, 이곳에 방문하는 여행 팀이 있으면, 난 꼭 그곳을 소개해 주기도 한다. 

그 식당에서 유명한 음식은 오물렛과 스테이크, 각각 8불과 10불 정도 된다. 그리고 팁이 없는 셀프서비스이다. 시카고대학생들에게는 또 10% 할인도 해 주는 이점이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졸업식 등 행사가 있을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곳도 매일 찾는 것은 한국인인 내게는 벅찬 일이었다. 그러다가 바로 옆에 멕시칸 음식으로 유명한 치폴릿이 있어 그곳을 종종 이용하기도 하였는데, 그곳도 음식값이 저렴하여(7-8불) 백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음식은 각종 채소에다 소고기나 닭고기를 넣고 적당한 소스를 뿌려 먹는 것인데, 매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입맛에 대충 맞는 음식이다. 그러나 그것도 매일 먹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러다가 2017. 4월 맥코믹신학교 부근으로 이사를 하였다. 그리고 맥코믹(MTS)과 루터란(LSTC)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리펙토리(refectory)을 이용하였으나 가격에 비해 음식질이 떨어졌다. 언젠가 섬머 스쿨에 메니저가 와서 자기들 음식을 자랑하면서 홍보한 적이 있었지만, 내겐 아니었다. 해서 찾아낸 곳이 바로 베이커 레스토랑(시카고대학교 안에 커다란 두 세 개의 식당 가운데 하나)이었다. 이곳의 특징은 아침 식사일 경우, 9불이면 부페식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로 이 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난 이 식당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맘껏 아침과 점심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오전 10시 정도에 가서 점심식사까지 동시에 하는 것이다. 물론 좀 많이 먹어야 해서 위의 부담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시간과 재정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게다. 여기서 음식을 해 먹거나 사 먹는 것은 시간적으로, 재정적으로 부담이 된다. 그러나 한 번에 두 끼를 해결하는 것은 나같은 유학생에겐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나면 11시 정도. 저녁이 가까워지면 약간 허기지는데, 이때는 식사하면서 약간의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때 먹으면 저녁에 든든하며,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어 좋다. 

시카고대학교 카페테리아를 만난 것은 또한 나에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이곳을 이용할 수 없었다면 건강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감사하게도 미국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마인드가 있다. 이것은 미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한데, 신학교 간에도 마찬가지이며, 이들은 가능하면 혼자가 아닌 공유 문화로 가고 있으며, 그래서 거대한 다민족이 모인 미국이 유지되는 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시카고 55th 일명 오바마 식당<Valois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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