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혜 시인

해 아래 남겨진 물음 (전도서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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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혜 시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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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 아래에서 보았네


재물도 주어지고

부요도 허락되고

명예도 손에 안겨

부족함이 없는데


누릴 힘은 없으니

다른 이의 손으로 흘러가니

이 또한 헛되고

깊은 아픔이라


오랜 세월을 살아도

마음이 복으로 채워지지 않고

마지막 쉼마저 얻지 못한다면

세상 빛을 보지 못한 아이가

차라리 더 평안하리라


사람의 모든 수고는

입을 위한 것이나

마음의 허기는

끝내 채워지지 않네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

가난한 자가

삶의 길을 안다 한들

무엇이 더 나은지


이미 있는 것은

오래전 이름이 붙었고


말이 많을수록

헛됨도 많아지고


그림자 같은 날들을 지나며

인생은 흘러가고


해 아래에서

우리 뒤에 올 일을

누가 말해 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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