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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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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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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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또는 정치 권력에 대한 교회의 바른 입장은 무엇일까? 구약 시대와 같은 신정 정치 제도 속에서는 왕이나 지도자가 바른 길을 떠나면,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보내서 준엄하게 책망하고 바른 길로 돌아올 것을 호소했다. 왕이나 정치 지도자는 하나님의 백성을 잘 돌보고 인도하라고 하나님이 택하시고 세운 하나님의 그릇인 것이다. 그 역할을 잘 감당했을 때는 나라가 바로 서고 번성했고, 그 역할을 잘못하고 듣지 않았을 때는, 그들의 책임을 물어 나라를 멸망시키셨다. 북왕국 이스라엘, 남왕국 유다의 멸망은 살아 있는 역사적 실례이다.
교회가 이방 제국 속에 속했을 때, 예를 들면, 4세기 초까지 로마 제국에 의해 엄청난 핍박을 받아야 했다. 교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시고 섬기는 공동체인지라, 황제 숭배의 제국 속에서 핍박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핍박을 계속하던 로마 제국의 황제는 325년 교회를 국가 종교로 용인하였다. 핍박을 피해 황제의 대접을 받게 되었던 교회는 꿈만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교회의 타락은 이때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교회가 정치 권력에 예속되어, 황제의 눈치를 보는 교회가 되었고, 정치 권력에 타협하는 교회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중세 교회는 긴 기간 로마 천주 교회의 교황이 정치 권력까지를 지배하는 시기를 가졌고, 교회는 필연적으로 타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회는 말씀 앞에 자기 성찰의 삶을 살지 않으면, 곧 세속화와 타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 교황과 로마 교회는 자기 성찰의 수단을 갖지 못하고, 불법과 타락의 길을 걸어갔다. 교회가 정치와 결합하거나 권력 위에 있게 되면 곧 타락한다는 것을 드러낸 기간이었다. 교회는 세상에 속해 있으면서 세상을 초월한 하나님의 공동체이다. 세상에 붙어있게 되면 "뒤집지 않는 전병"처럼 세상에 붙어 타락하고 무가치한 집단이 되고 만다.
종교 개혁 시대 교회와 정치는 개혁자들의 주장에 따라 정치 권력에 대한 주장에 차이를 갖는다. 세상 군주의 도움을 받아 종교 개혁을 수행했던 마르틴 루터는 정치 권력을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한 축으로 인정했다. 교회와 정치는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두 손으로 이해했다. 말씀을 통해 영적 질서와 생명을 제공하는 교회와, 칼을 통해 세상 질서를 유지하는 정치 권력 모두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수단으로 이해했다. 그런 "두 왕국 사상"으로 인해 독일의 교회는 히틀러까지 인정하는 역사적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같은 시대 칼빈은 정치 권력이라 하여도 하나님의 뜻을 거스리면 저항할 이유가 있다고 가르쳤다. 교회는 물론 세상 정치 권력도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 아래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공의를 저버리면, 그런 잘못된 정치 권력도 변혁의 대상이 된다고 가르쳤다. 루터나 칼빈이나 그들의 개혁 사상은 서구 유럽 사회가 기독교 공동체라는 배경에서 생겨났다.
한국의 교회는 정치 권력에 대해 입장이 상이한 것 같다. 보수적인 교회는 정치 권력을 두둔하는 입장이고, 개혁적인 교회는 정치 권력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아니한다. 독재 정치가 한창인 때,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보수 교회 목사님들이 대통령의 조찬 기도회 나가서 대통령 귀에 거스리지 않는 소리를 하고, 더나아가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를 곧잘 하곤 했다. 독재하는 대통령이라도 자기 교회 참석하면 영광으로 알고 환영했다. 그 시절 김수환 추기경은 정치 권력자들에게 양심의 소리를 해서 국민적 존경을 받았었다. 한국 교회는 항상 권력자의 편에 있지 않았던가, 그런 인상을 받았다.
최근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를 함에 있어 보수적인 총신대 교수 학생들이 나서서 탄핵 반대 시위를 한데 대해 놀람을 금할 수 없었다. 정치 문제에 간섭을 하지 않던 보수적인 교단의 신학교 교수, 학생들이 나서서, 탄핵 반대 시위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비교적 신학적 자유를 가르치는 장신대에서는 지난 12월 총장과 교수들은 탄핵 찬성 성명을 내고는, 근래 탄핵을 반대하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징계를 경고했다고 한다. 놀람을 금할 수 없다. 탄핵을 찬성했던 이유는 무엇이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은 정치 권력의 향방을 미리 알고 처신하는 것일까? 아니면 시대의 양심을 깨닫지 못해서 그리 처신하는 것일까? 이 난국의 시대 한국의 큰 교회 목사님들은 꿀먹은 벙어리인가? 나섰다가 털릴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일까?
지금 한국은 공산주의와 불온 세력에 의해 국가의 방향이 넘어가느냐 마느냐로 심각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대통령의 계엄령으로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고, 한국의 입법부, 검찰, 경찰, 언론계, 노동계, 사법부 속에 뿌리내린 좌익, 공산 세력의 무서운 실상을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가의 장래를 염려해서, 민주 자유, 양심과 공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하나가 되어야 할텐데, 정치 권력의 향배에 양심을 팔고 신앙을 파는 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몹시 착찹해진다. 다행히 젊은 세대와 전국의 대학생들이 시대의 상황을 바로 알고, 양심과 정의를 외치는 소리를 드러냄으로 소망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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