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주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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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건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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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할머니는 집 안의 뜰에 꽃발을 잘 가꾸셨다. 채송화부터 국화, 수국 등이 계절을 따라 피었다. 집 안을 들락 날락 꽃을 보는 즐거움이 컸다. 미국의 사택에 살 때는 장미꽃을 사다 심었더니, 수 백그루 꽃이 피고 어떤 장미는 황금빛 꽃을 피었다. 이사 오면서 그 장미가 아쉬었다.
아파트로 이사와서 다행히 한 면이 전부 창문이어서 빛이 잘 들어온 탓인지, 창가의 꽃들이 잘 자라고 있다. 행운목은 벌써 6년 쩨 싱싱하게 자라고 있고, 오키드도 봄이면 꽃이 핀다. 한달 전 핀 꽃이 아직도 만개해서, 아침 식사 때마다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창가에서 먹는 식사는 음식과 음악과 꽃의 삼중주로 즐거움을 더해 준다.
꽃을 바라보고 즐거워하다가 조금 그늘진 생각이 들어온다. 그 아름다운 꽃은 항상 피지 못하고, 조만간 시들고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꽃은 시들다가 다시 피지만, 사람은 늙음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살아갈 뿐이다. 어제는 예전 교회 장로님으로 있던 분이 뇌출혈로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건강하던 분인데, 80 나이가 되니, 쇠약함의 길을 가게 되었다. 한 달 전에는 부부끼리 식사도 같이 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래 전 이어령씨 글에 "청년은 늙고, 늙으면 병들고 죽는다"는 말을 남겼다. 그분도 가신지 오래 되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들을 때마다 그 아름다운 것이 항상 있지 않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해 진다.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의 섭리이니, 그 섭리를 따라 사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곧 늙고 병들고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을 알고 살아야 한다.
그 가는 길을 모르고, 욕심에 묶여 사는 것은 한심하고 가련할뿐이다. 나이들면 손에서 내려 놓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살아 있는 동안, 건강하게 지내는 동안, 이 생명과 건강을 허락하신 분에게 어떻게 보답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언젠가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나서는 너무 늦기 때문이다. 그 날이 곧 다가온다는 것도 알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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