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최선입니까? 네, 그게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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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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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은 광복절이었습니다. 올해는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지 8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지난주 한국에서는 해외 동포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이 열렸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먼 나라에서 잠들어 계시던 독립유공자 여섯 분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문양목, 임창모, 김재은, 한응규, 김기주, 김덕윤 선생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분들은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지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순국하신 분들입니다. 어릴 적부터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의 이름은 익숙했지만, 이분들의 이름은 이번에 처음 접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다시 고국의 품에 안긴 독립유공자는 155분이라고 합니다.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독립유공자도 많을 것입니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자신의 명예가 아닌 오직 조국의 독립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신 분들께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일제 강점기 시절 소학교를 다니셨습니다. 소학교 3학년이 학력의 전부였지만, 배움이 짧다는 열등감을 한 번도 드러내신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장사를 하실 때면 명석한 기억력으로 단골 고객에 대한 정보를 줄줄 외우고 계셨습니다. 신발 장사를 하실 때는 단골의 사돈 팔촌 발 사이즈까지 기억하셨고, 건어물 장사를 하실 때는 손님 집안의 대소사 날짜까지 챙기며 필요한 재료를 먼저 알려주시곤 했습니다. 오십대 후반에 예수님을 믿고 권사로 섬기시다 주님 품에 가실 때까지, 어머니는 늘 그렇게 사셨습니다. 돈이 없어도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하시며 밝게 사셨고, 제가 성적이 좋지 않아 혼자 속상해할 때에도 “영관아, 큰 소리로 책을 읽으렴” 하시며 용기를 주셨습니다. 배움이 짧아도 주눅 들지 않으셨고,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움츠러들지 않으셨습니다. 늘 밝으셨고, 늘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셨습니다. 이런 어머니를 알아주는 사람은 가족뿐이었지만, 알아주든 몰라주든 상관없이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형수로, 그리고 언니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어디에도 묶이거나 막힌 데 없이 사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목회는 끝도 없는 작업 같습니다. 설교가 그렇습니다. 어떤 때는 설교문을 준비하면서 제 마음이 은혜로 충만해집니다. 그러나 주일 강단에서 그런 설교를 전하면 어김없이 꾸벅 조는 성도가 나옵니다. 반대로, “이건 영 아니다” 싶은 설교를 할 때는 뜻밖에 “큰 은혜를 받았다”며 손을 꼭 잡아주는 성도가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설교가 목사에게 가장 중요한 사역이면서도, 동시에 설교자가 가장 많이 자신을 비워야 하는 사역이라는 점입니다. 지난주 읽은 성경구절 중 제 마음을 붙들고 있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딤후 4:2) 목사는 설교가 잘 되든 못 되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사명이 있습니다. 인내하지 않으면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없습니다. 세 치 혀로 몇 마디 전했다고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이 곧장 맺히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현실은 단단한 길이요, 바위요, 가시덤불이요, 돌짝밭입니다. 씨를 뿌리고 오래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결국 성령께서 도우셔야 은혜가 임하고, 마음이 깨질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에서 블랙 가비 목사님은 성령님의 조명 없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성령님이 조명해 주시기 전에는 아무도 영적인 진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십니다(요 14:17). 당신이 성경 말씀의 영적 의미를 깨닫고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영이 역사하고 계신 증거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과의 만남입니다.” (p. 199) 그러니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가 “죽”인지 “밥”인지를 판단하려 들지 말고, 오직 성령님이 조명해 주시기를 바라야 합니다. 저 역시 매주 설교할 때 성령님을 의지하여,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의 씨를 뿌리려 합니다. 해가 나든, 비가 오든, 결실을 걱정하기보다 오직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만을 의지하며 최선을 다해 목회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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