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아는 칼, 몸에 익은 물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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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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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졸업한 초등학교의 연례 행사 중에는 '단오 민속 행사'가 있었습니다. 차전놀이, 그네타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하신 교장 선생님의 깊은 뜻이 담긴 행사였습니다.
저는 그중 씨름대회에 참가했습니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렸는데, 입상자에게 상품도 주어져 많은 학생이 참가했습니다. 저의 첫 상대는 저보다 키가 작고 왜소한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내심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경기 전날 동네 형들에게 웬만한 씨름 기술을 전수받았기 때문에, 간단한 손기술만으로도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첫 판에 보기 좋게 졌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호각 소리와 동시에, 키 작은 상대방이 저를 모래판에 꽂아 넣었습니다. 너무 창피했습니다. 상대방을 너무 만만하게 본 탓도 있었지만,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은 동네 형들에게 말로만 전수받았던 기술을 그날 처음 사용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들었을 때는 그럴싸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연습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 기술을 현장에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영적 싸움에서 패하는 이유 역시 무기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능히 승리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말씀을 내 삶의 현장에서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 다윗이 하나님을 모욕하는 골리앗을 목격합니다. 사울 왕은 자신의 갑옷과 칼을 다윗에게 내어주었지만, 다윗은 익숙하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습니다. 대신 자신이 평소에 늘 사용하던 ‘물매’와 ‘돌’을 가지고 나아가 골리앗을 쓰러뜨렸습니다. 다윗은 양을 칠 때 수없이 물매를 던져 들짐승들을 물리쳤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보잘것없는 물매돌이었을지 몰라도, 어린 다윗에게는 들짐승을 제압할 수 있을 만큼 몸에 푹 익은 최적의 도구였던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취될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말씀으로 영적 싸움에서 이길 수 있고, 그 약속으로 영적 도전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과연 그 강력한 무기를 평소에 얼마나 임상적으로 사용해 보았는가’하는 점입니다.
심리학, 특히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정신 건강을 위한 중요한 치료 기법으로 ‘일단 움직이라’고 조언합니다. 이를 ‘행동 활성화(Behavioral Activation)’라고 부릅니다. 우울함이나 무기력감이 밀려올 때, 사람들은 보통 '기분이 좋아지거나 의욕이 생기면 움직여야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행동을 먼저 시작할 때 뇌가 반응하여 감정과 동기가 뒤따라온다고 합니다. 행동하지 않으면 활동이 줄어들고, 성취감과 즐거움이 사라져 결국 더 깊은 우울의 늪으로 빠지게 됩니다. 작은 설거지나 집안 정돈 하나조차도, 뇌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를 달성한 '성공 경험'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이와 같습니다. 야고보서는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약 2:26)고 분명히 정의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머리로만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삶에서 '일단 행하기' 시작할 때, 승리도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입니다. 주저하지 마십시오. 작은 말씀 하나라도 일단 삶으로 옮겨 행할 때, 비로소 말씀이 삶에서 살아 움직이고 하나님의 약속이 실제로 성취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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