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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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하나님 나라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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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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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떠나면 처음에는 목적지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장소보다 그 여정을 함께한 사람들이 더 선명히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리 유명하고 좋은 곳이라도 혼자 하는 여행은 알맹이 빠진 수박 겉핥기와 같습니다.


     대학 시절, 동해 바다가 보고 싶어 무작정 강릉을 혼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강릉에 도착해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송정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인적 드문 가을 바다는 인상적이었지만, 그것뿐이었습니다. 혼자 바다를 다녀오면 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결국 제자리에 돌아온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갔다면, 그 사람을 통해 나 자신도 발견하고 서로 알아가는 의미 있는 여정이 되었을 것입니다. 함께 가는 길은 외롭지 않고, 서로를 알게 되는 기쁨의 길입니다.


     교회는 천국을 향한 버스 여행과 같습니다. 함께 간다는 것 자체가 의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혼자 천국 기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홀로 예배하거나, 차 안에서 유튜브 예배로 대신합니다. 처음에는 편해 보이지만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천국 여행은 함께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다른 주를 지나며 한 한인식당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 드물어 반가웠는지, 식당 주인 아주머니와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맛있게 드셨어요?” “네, 너무 맛있네요. 뉴욕에서 왔는데 뉴욕에서 식당 하셨어도 인기가 많으셨을 것 같아요.” 그러다 제가 목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교회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사장님은 예전에는 교회에 다녔지만 지금은 나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원래 하나였던 교회가 갈등으로 나뉘어 세 개가 되었고,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떠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참 이야기를 듣다가 그래도 교회에 나가 예배드리시라고 권면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다며 냉동실에 있던 손수 만든 떡까지 선물해 주셨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안고 길을 이어갔습니다.


     전도서 기자는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고 함께 하는 힘을 강조했습니다. 흩어진 개인은 편할 수 있지만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2장의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도의 가르침을 받고, 모여 교제하며, 떡을 떼고, 기도하기에 힘썼습니다.


     천국 가는 여정은 짧지 않습니다. 혼자 가다 쓰러지면 누가 일으켜 줄 수 있겠습니까? 교회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함께 기도하고 서로 격려하며 하나님 나라까지 동행하는 공동체입니다. 찬란한 하나님의 나라까지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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