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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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걸’이 ‘감사’로 바뀌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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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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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교회에서 집으로 갈 때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크로스 아일랜드 파크웨이(Cross Island Parkway)를 타거나, 노던 블러바드(Northern Blvd.)로 계속 직진하는 방법입니다. 흔히 시간 단축을 위해 크로스 아일랜드 파크웨이를 이용하지만, 이 고속도로는 한 번 막히면 대책이 없기 때문에 진입 전 꼭 구글 지도로 교통 상황을 체크하곤 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왜 그랬는지 아무런 확인도 없이 덜컥 크로스 아일랜드 파크웨이를 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에 들어선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차들이 서행하더니 급기야 모든 차선이 주차장처럼 멈춰 서 버렸습니다. 마음이 급해진 운전자들은 기린처럼 차 문을 열고 발판 위로 올라가 까치발을 들고 사고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저 역시 토요일은 주일 준비로 다른 날보다 마음이 분주한데, 이런 식으로 도로 위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살짝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러자 마음속에 꾹 눌러두었던 못된 생각의 습관이 튀어나왔습니다. ‘노던 블러바드로 갈 걸’, ‘네비게이션을 켜고 도로 상태를 먼저 확인할 걸…’ 하며 말입니다.


그렇게 혼자 ‘~할 걸’을 두세 번 반복하며 후회하던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제 마음 한구석에서부터 피어오른 ‘두 가지 감사’가 불쑥 튀어나온 후회들을 지그시 누르며 깊은 평안을 전해 주었습니다.


     첫 번째 감사는, 새벽예배 후 개인 기도 시간에 교회와 성도님들을 위해 조금 더 간절히 기도하길 잘했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만약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기도 시간을 줄이고 5분이라도 일찍 출발했더라면, 어쩌면 제가 바로 그 사고의 당사자가 되었거나 사고 지점에 갇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5분 더 기도 자리에 머물 수 있도록 제 중심을 붙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감사는, 비록 사고로 길은 막히고 제 계획은 지체되었지만, 차 안에서 설교 말씀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운전하며 좋아하는 목사님들의 설교를 듣곤 하는데, 길이 막히지 않았다면 집까지 가는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겨우 한 편도 다 듣지 못하고 집에 도착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조금 더 말씀 앞에 머무를 시간을 선물해 주셨다고 생각하니, 조급했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설교 말씀이 더 큰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신앙은 ‘리플렉션(Reflection)’, 곧 되돌아봄이요 반영이며 회개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읽고, 나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이처럼 삶의 예기치 못한 순간과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보며, 주님의 뜻을 내 삶에 투영해 낸 ‘신앙의 리플렉션’으로 가득합니다.


     우리 안에서 이런 영적인 되돌아봄이 일어난다는 것은, 지금도 성령께서 내 안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오늘, 우리 삶에 찾아오는 분주함과 멈춤의 순간마다 성령께서 행하시는 영적인 리플렉션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를 바랍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전도서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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