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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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의 계산기를 두드리는 세상, 은혜를 거저 주시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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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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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20년 전 일입니다. 어느 날 선배 목사님으로부터 가구 나르는 일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마침 공부할 게 산더미같이 쌓여 있던 터라 속으로 갈등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친한 선배의 부탁이라 거절하기가 미안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나섰습니다.


     그런데 선배 목사님이 빌려온 트럭의 크기를 보고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서랍장이나 몇 개 나르는 줄 알고 나왔는데, 거의 방 3개짜리 집을 이사할 만한 대형 트럭이었기 때문입니다. 트럭 조수석에 타기는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할 일도 많은데 이 커다란 트럭을 보니 오늘 하루는 고스란히 다 날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쯤 달려 도착한 곳은 뉴저지의 부자 동네에 위치한 유명 프랜차이즈 호텔이었습니다. 도착해서야 비로소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호텔이 폐업하게 되면서 객실 내 가구들을 조속히 처분해야 하는 급한 사정이 생겼고, 호텔 직원을 통해 아는 사람들에게 가구들을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선배 목사님이 가구들을 저희 가정과 같이 가져오고 싶어서 일부러 연락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주먹만큼 튀어나와 있던 제 입이 쏙 들어가더니, 그때부터는 콧노래가 절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고전 《한비자(韓非子)》에 한 비유가 나옵니다. 수레를 만드는 장인과 관을 만드는 장인이 있었습니다. 수레 장인은 세상 사람들의 장사가 잘되고 살림살이가 좋아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야 더 많은 수레가 팔릴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관을 만드는 장인은 사람들이 빨리 죽기를 바랐습니다. 장례가 많아질수록 관의 수요가 늘어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네 사람들은 관 장인을 향해 어떻게 사람이 죽기를 바랄 수가 있느냐며 손가락질하고 비난했습니다. 수레 장인은 착한 사람이고, 관 장인은 악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입니다.


     그러나 한비자는 뜻밖에도 관 장인을 두둔합니다. 수레 장인이 본래 선해서 타인의 부유함을 바란 것이 아니고, 관 장인이 악해서 타인의 죽음을 바란 것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그저 각자의 생계와 이익이 거기에 걸려 있기 때문에 나타난 반응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이익과 생존의 문제 앞에서 철저히 흔들리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기 전에, 그 사람이 지금 어떤 한계와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우리는 율법의 정죄가 아니라 오직 '은혜'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실 때 당신의 그 어떤 유익도 구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셨고, 마침내 생명까지 다 주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은혜를 경험한 우리가 이제 어디에 서 있는 존재인지를 명확히 선언합니다. "죄가 너희를 주장하지 못하리니 이는 너희가 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에 있음이라." (롬 6:14)


     오늘(6/28)부터 수요일까지 저희 한미연회 동북부 지방에서 개최하는 유스(Youth) 연합수련회가 있습니다. 개척 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연합 행사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3명의 아이들이 참가하고, 저는 인솔자로 함께 동행합니다. 참으로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세밀한 은혜요 인도하심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세상의 어떤 이득이나 계산 때문에 수련회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 떠납니다. 이 땅의 생존 법칙과 인과응보의 규칙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아이들이 경험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성도님들의 간절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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