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의 니고데모가 받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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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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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고데모는 그 동네에서 기침 꽤나 하던 산헤드린 공회원이었습니다. 지체 높은 산헤드린 공회원이 시골 훈장 같은 예수를 대낮에 찾아오기가 겸연쩍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밤’에 찾아왔습니다. 저는 이 ‘밤’이라는 배경이 니고데모의 내면 상태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달빛, 별빛, 등불이 비친다 한들 그런 불빛으로는 짙은 어둠을 온전히 물리칠 수 없습니다. 니고데모의 마음이 딱 그러했습니다. 이것저것 다 해보아도 어깨에 지워진 영적인 짐이 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 니고데모에게 예수님은 불쑥 말씀 한마디를 던지십니다.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 3:3). 이 말씀은 지식과 행위로 가득 찼던 니고데모 인생을 흔드는 말씀이었습니다.
나름 배울 만큼 배웠던 니고데모였습니다. 그는 ‘거듭난다’는 말을 듣고, 다 큰 어른이 어떻게 다시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며 반문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니고데모의 영적 상태가 여전히 어머니 태중과 같은 깊은 어둠 속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셨습니다.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비로소 참된 빛의 세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유대 절기이지만 다가오는 월요일은 ‘욤 키푸르’(대속죄일)입니다. 유대인 밀집 지역에서 세탁업에 종사하시는 교우 분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주간이기도 합니다. 대속죄일은 ‘하나님 앞에서 철저한 회개와 속죄를 통해 죄 사함을 받고, 갓난아이처럼 정결해지는 날’입니다. 탈무드와 같은 유대 문헌에서 ‘갓 태어난 아기’라는 비유를 쓰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개종한 이방인’과 ‘욤 키푸르를 마친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이방인이 ‘미크베’(정결탕)의 물에 몸을 담갔다 나올 때, 랍비들은 그를 ‘새로 태어난 아기’와 같다고 선언합니다. 욤 키푸르 전날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참회하기 위해 미크베에 들어갔다 나오는 이스라엘 사람들 역시 ‘갓 태어난 새 사람’이 되었다고 여깁니다.
어머니 뱃속의 생명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온 가족에게 큰 기쁨이자 소망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때가 되면 반드시 빛으로 나와야 합니다. 태중이 아무리 아늑하고 좋아도 거기는 여전히 어둠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진리를 따르는 자는 빛으로 오나니 이는 그 행위가 하나님 안에서 행한 것임을 나타내려 함이라…”(요 3:21).
오랜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영적 성장이 멈추고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우리의 말씀 생활을 다시금 점검해 볼 때입니다. 매년 1월이면 누구나 새로운 마음으로 먼지 쌓인 성경책을 펼치지만, 가을에 접어든 지금쯤 성경 1독의 다짐이 흐려진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진리 되시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다시 마음을 모으시기 바랍니다. 어머니 태중 같은 어둠을 뚫고, 더 밝은 빛 가운데서 기쁨으로 ‘할렐루야’를 외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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