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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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나무처럼 쑥쑥 자라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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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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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람들 중에는 AB형 혈액형에 대해 편견을 가진 이들이 많습니다. 명동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AB형 성격이 어떤가요?”라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미간을 찌푸리거나 아랫입술을 내밀며 살짝 고개를 저을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혈액형 분포를 보면 A형이 34%, O형과 B형이 각각 28%와 27%, AB형은 약 11%로 가장 적습니다. 물론 Rh식 혈액형처럼 더 희귀한 경우도 있지만, 유독 AB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뿌리 깊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저도 궁금해서 ChatGPT에게 물었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AB형을 선호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과학적 근거보다는 문화적 고정관념과 대중심리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AB형에 대해 이중적이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것이죠. 전에 교인들과 혈액형 이야기가 나왔는데, 많은 분들이 경험상 AB형은 다 이상하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AB형 성격이 나쁘다는 말은 편견일 뿐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저도 AB형입니다. AB형이 성격이 좋아서 그 험한 말들을 다 듣고 있었지, 만약 예민하고 소심한 A형이었다면 앙금이 오래갔었을지 모릅니다. 참고로 저의 아내는 예수 믿는 A형이고, 저는 예수 믿는 AB형입니다.


       얼마 전 가족 모두 함께 MBTI 검사를 해보았습니다. 전문 검사지는 아니고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간단한 검사였습니다. 여름 휴가로 한국에서 오신 장모님과 처제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검사를 하기 싫다던 아내를 반 강제로 떠먹이듯 겨우 검사까지 마쳤습니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장모님, 처제, 아내—세 분의 MBTI 유형이 모두 같았습니다. MBTI성격 유형이 16가지나 되는데 이렇게 결과가 같을 수 있다니,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그나마 딸아이가 저와 조금 겹치는 성향이 있어 위안이 됐습니다. 재미삼아 시작한 검사였지만,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선천적, 후천적 기질이 얼마나 공유되는지를 돌아보게 한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첫 번째 교인 볼링대회를 열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반신반의이었습니다. 행사 일주일 전까지도 대부분의 교인들이 소극적이었고, 그 주에 다른 계획이 있거나 건강, 직장 문제로 참석이 어려운 분들도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시는 분들만이라도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입니까? 불가피한 사정으로 못 오신 분 몇 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교인들이 참석하셨고, 분위기는 정말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교인 볼링대회는 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상품도 거의 모든 분들에게 돌아갔고, 등수에 들지 못한 분들까지도 작은 선물을 하나씩 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교인 단체 채팅방에 올리면서 교회가 ‘겨자씨처럼 자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트라이크를 치고 손뼉을 마주치는 모습, 공이 고랑으로 빠질 때 아쉬워해주는 모습, 못 쳐도 격려하고 가르쳐주는 모습—그 모든 장면들이 단체 채팅방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진들을 올리며 저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고린도후서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금 교회 안에서 성령께서 우리의 옛 성품을 그리스도의 성품으로 바꾸어 가시는 놀라운 기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이렇게 예언했습니다.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리라” (겔 36:26–27).


       우리는 예수님의 보혈로 죄 씻음 받은 사람들이며, 하나님은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케 하셔서 옛 성품대로 살지 않고, 점점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옛 본성을 벗고, 성령의 새로운 성품으로 입혀 주신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신 귀한 신앙 공동체—우리 교회가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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