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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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야 티끌밖에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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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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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은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이 된다는 속담입니다. 한 유명 개그맨이 “티끌 모아야 티끌밖에 안 된다”고 농담한 적이 있습니다. 금수저니 은수저니, 출발부터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은 말이라 생각됩니다. 요즘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듣기 어렵습니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모두의 귀감이 될 만한 자리에 오른 이들을 보며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좌절하게 만드는 뉴스가 지면을 뒤덮습니다. 정말 티끌 모아 태산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이 말은 단지 재산을 모으는 데에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실만 바라보면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 성당은 아직도 건축 중입니다. 착공일은 무려 1882년 3월 19일이었습니다. 설계자 가우디의 사망, 스페인 내전과 코로나19의 영향 등 여러 요인으로 완공이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정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 재정을 민간 기부에 의존해 짓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나 정부의 지원 없이, 입장료와 개인 기부로만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착공한 지 14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이 성당이 독특한 외관 못지않게 이목을 끄는 이유가 바로 이 점입니다. 아직도 건축 중이라는 사실이 이 성당의 정체성이 되어버렸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며,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싸움입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하나님의 처소가 될 것을 격려합니다(엡 2:22). 우리는 지금 완공된 집이 아니라, 하나님의 집으로 함께 지어져 가는 존재입니다. 우리 교인들을 보면 신앙의 자산이 모두 다릅니다. 모태신앙이신 분도 있고, 청년 시절 은혜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신 분도 계시며, 중년에 하나님을 만나 새롭게 출발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우리는 완성된 멋진 빌라가 아닙니다. 지어져 가는 중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설계도가 있다고 확신해야 합니다. 지금 완공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도 우리에게 면박 줄 수 없습니다.


5월 들어 성경공부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한 주에 두 과씩, 10주면 책 한 권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교인들이 매주 두 과씩 예습하기에는 벅차 보였습니다. 귀가 얇은 담임목사라 고민에 빠졌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 동력을 잃고 지칠 것 같고, 그렇다고 기간을 줄이면 예습할 양이 많아져 제풀에 지쳐 떨어질 것 같아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교인들이 목사보다 더 열정적인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전원 예습을 충실히 해 오셨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교재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고 있다고 하시며 단 몇 주 만에 책 한 권을 끝낼 기세였습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하나님의 집을 짓는 중입니다. 더딜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도 각자가 건물의 한 부분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이 건물 전체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이십니다. 잘 찾아보세요. 모퉁이의 머릿돌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를. 내 소유가 아닙니다. 우리 주님이 주인이신 만큼, 우리가 하는 일에 주님은 박수쳐 주시고, 격려하시며, 등 두드려 주십니다. 그러니 지금 다시 힘내서 벽돌 하나 올리면 됩니다.


“우리가 좋은 일을 하다가 실망하지 맙시다. 지쳐 쓰러지지 않으면 적절한 시기에 거두어들일 테니까요.” (갈 6:9, 새한글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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