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고쳐먹길 정말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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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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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것도 훈련입니다. 1868년, 일본은 지방 봉건 영주들이 지배하던 에도 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고, 왕 중심의 메이지 유신 체제로 전환하였습니다. 이 유신을 통해 일본은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근대 국가로 나아갔습니다. 그 이전까지 일본 사회는 육류 섭취를 금기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 사상과, 농경에 도움을 주는 소와 같은 동물을 잡는 것을 꺼려하는 농경 문화가 맞물려, 육식은 죄악시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왕은 "쇠고기는 문명국민의 식사"라고 선언하며, 체력 증진과 국력 향상을 이유로 육식 문화를 장려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불교계, 유학자들, 일반 서민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부는 분노하여 육고기 식당에 불을 지르거나, 고기 수레를 전복시키는 일도 있었습니다.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2주 전, 커네티컷에서 목회하시는 김정환 목사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다음 주에 있을 목회자 세미나에 등록해보면 어떻겠냐는 권면이었습니다. 처음엔 내키지 않았습니다. "다 비슷비슷한 내용이지", "신학교 공부도 했고, 지금도 성경 공부 잘 하고 있는데 또 뭘 새롭게 배운다는 건가", "그걸 억지로 교회에 적용하려 애쓰는 것도 별로" — 이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애매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목회자 웨비나 카카오톡 그룹에 초대되었고, 등록하지 않으면 어색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난감한 마음에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이 세미나가 주님의 인도하심이라면 순종하겠습니다.” 그렇게 결단하고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간,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강의와 성경공부 실습에 참여했습니다. 끝난 후 드는 마음은 뚜렷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 세미나에 보내셨구나.” 처음의 미온적 태도로 안했으면 후회될 만큼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나만의 편견을 계속 고수했다면, 이 귀한 기회를 놓쳤을 것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전혀 새로운 것을 배운 건 아닙니다. 다만, 저보다 먼저 양육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고 기도했던 분들의 땀과 열매를 통해 제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저희 교회가 이미 하고 있던 방향을 확장하고, 다듬고, 열매로 이끌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러 교회와 목회자들이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둔 ‘도구’가 있다는 것도 큰 발견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마치 짱돌 하나 들고 광야에서 멧돼지 잡으려 뛰던 사람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 3일 고생한 끝에 힘센 황소 한 마리와 튼튼한 쟁기를 얻게 된 기분입니다. 이제 그 황소에게 쟁기를 메우고, 돌을 골라내며 밭을 일구는 전환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지난 1년 반 동안 주일 오후마다 성도들과 성경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에 이 전화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좀 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추고, 말씀 나눔 중심의 공동체로 나아갈 것입니다. 교회의 비전처럼, 말씀 안에서 회복되고 치유되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헌신하는 제자로 더욱 무장하게 될 것입니다. 기존의 신앙 형태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다 거기서 거기”라는 회의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도 훈련입니다. 우리 교회가 거창하게 ‘제자훈련 특화 교회’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말씀 안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하나님을 경험하며, 회복되고 치유되고, 주님의 제자로서 감당할 사명을 찾아 그 길을 끝까지 가는 것 —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일을 계속할 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비와 햇볕을 주셔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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