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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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욕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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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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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앞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통용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대비하고자 무속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일이 터진 후에 후회합니다. "그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더 잘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또는 반대로, "그렇게 하길 잘했어." "왠지 그렇게 하고 싶었어." "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냐? 그렇게 된다고 말했잖아!"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하지만 앞날을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막연한 것에 의존하려 하기보다, 지금 최선을 다해 행복하려고 애쓰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야곱은 욕심쟁이이자 사기꾼이었습니다. 형의 장자권을 얻고, 아버지를 속여 축복 기도를 받은 것은 분명히 사기꾼이자 욕심쟁이라는 오명을 들을 만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열정의 사람이었습니다. 라헬을 얻고자 외삼촌 집에서 14년을 일했으며, 에서를 만나기 전 두렵고 답답한 마음이었지만 얍복강가에서 허벅지 관절이 위골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싸워서라도 복의 근원에게 은혜를 얻고자 애쓴 열정의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열정과 욕심의 경계선에서 그 경계를 넘나들 때가 많습니다. 목회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우리 집 형편에는 가당치도 않은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를 무모한 도전이자 욕심이라고 혀를 찼을 것입니다. "자기만 생각하고, 가족은 돌아보지도 않는 욕심쟁이!" 이렇게 손가락질했을 것입니다. 그런 저도 자책을 많이 했습니다. 뛰어나지도 않은 실력에, 넉넉하지도 못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무모함이 욕심으로 비춰지는 것이 저를 짓눌렀습니다. 더욱이, 2003년 유학을 떠나던 날이 어머니와의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췌장암 치료 중이셨던 어머니는 제가 한국을 떠난 다음 달에 돌아가셨습니다. "엄마, 나 4개월만 있으면 겨울방학이니까 그때 뵐게요." 어머니께서 병원에 계시는데 꼭 미국에 가야 했을까? 헛된 꿈을 쫓아 모질게 떠나야 했을까? 어머니의 묘 앞에서 수천 번, 수만 번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선택은 욕심보다는 더 좋은 목사가 되고 싶었던 열정이었음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나 혼자만을 위한 이기심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고자 했던 뜨거운 마음이었습니다.


지난 주일, 모든 모임을 마친 후 교회에 남아 계신 성도님과 잠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더 은혜를 받았습니다. "교회에 오는 게 너무 행복해요. 주일이 기다려져요!" "이런 기다려짐은 중학교 때 이후 처음이에요." 듣고 있던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사실, 어느 누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겠습니까? 지금 행복하고, 지금 설레고, 지금 감사하고, 지금 성령 충만하지 않으면, 미루다가 그 행복과 기쁨과 설렘을 장담할 수 없는 인생 아닐까요? 또 다른 교인의 고백입니다. "저는 요즘 새로 태어난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새로워요!" 교회에 오는 것이 기다려지고,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이런 마음은 욕심으로 얻어질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뜨겁게 하고, 열심을 내게 하며, 열정의 사람으로 바꿉니다.


지난주에 복음뉴스 발행인 김동욱 목사님께 문자를 받았습니다. "복음뉴스에 목사님의 설교문을 싣고 싶은데, 보내주실 수 있나요?" 사실 개척교회 목사인 저에게는 과분한 제안이셨지만, 열심을 내기로 했습니다. 부족하지만 매주 쓰는 목회수상을 보내드리면 어떨까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제 이름을 내기 위한 욕심이 아닙니다. 교회를 개척하며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보여주신 하나님의 열심을 목회수상에 반영한 것이고, 그래서 선뜻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매 주일마다 목회수상을 주보에 올려 벌써 66번째이니 이렇게 열심을 내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했습니다. 


신앙생활도 내 뜻대로 하려 하면 욕심이 되지만, 하나님이 주신 마음으로 하면 열정이 됩니다. 내 욕심으로 하면 바벨탑이 되지만, 하나님이 주신 열정을 가지면 야곱이 쌓은 벧엘의 돌단이 됩니다. 작은 돌이라도 하루하루 쌓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튼튼한 제단이 될 것입니다. 내 열심의 불은 금세 꺼지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성령의 불은 오순절에 내린 불의 혀와 같아서, 회복되고, 치유되며, 하나님 나라 확장에 쓰임받는 열정의 원천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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