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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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오 그 이름, 기억하시오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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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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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에 장모님과 처제가 뉴욕에 오시는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론 지금은 잘 해결된 상태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에 입국하려면 전자여행허가서(ESTA,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가 필요합니다. 보통은 신청 후 몇 시간 안에 허가가 나옵니다. 장모님의 경우는 1시간도 채 안 되어 승인이 났지만, 처제는 며칠이 지나도 아무 응답이 없었습니다. 답답해하던 처제가 인터넷에서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보고 해결 방법을 알아낸 뒤,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워싱턴 DC의 ESTA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비행기 출발이 임박했으니 승인을 앞당겨달라고 요청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지만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담당자는 신청자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해야 한다며 냉담하게 대응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국 낮 시간에 맞춰 3자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제 전화로 ESTA 사무실에 연결하고, 아내 전화로는 한국에 있는 처제와 연결하여 전화 대 전화 방식으로 통화를 이어갔습니다. 제가 통역을 하겠다고 했지만, 담당자는 원칙상 안 된다며, 서툰 영어라도 본인이 직접 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결국 옆에서 귀띔해주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통화를 마쳤고, 승인 절차를 앞당기는 신청 확인 번호까지 받았습니다. 이메일에는 5~10일 걸릴 수 있다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루 반 만에 승인이 되었습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도대체 어떻게 대처하라는 건지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본인 인증 방식을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건지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인증’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나를 증명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신분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여러 가지가 있죠.


     십오 년 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뉴저지에서 살 때 운전면허를 갱신하려고 차량국(DMV)에 갔습니다. 여권을 만들 때부터 제 이름을 Young Gwan Park으로, 한국식으로 띄어서 기록해 왔고, 다른 문서들도 다 그렇게 작성해왔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 저를 담당한 직원이 "Gwan은 미들네임란에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닙니다. 제 퍼스트 네임은 Young Gwan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씁니다”라고 설명했지만, 그 직원은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결국 면허증은 받아야 하니, 마지못해 그렇게 작성하고 나왔습니다. 괜히 제 이름을 도난당한 듯한 기분이 들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나를 증명하는 첫 번째가 바로 이름입니다.


     우리 교회 이름은 ‘뉴욕 하나님이 일하시는 교회’입니다. 개척을 준비하면서 교회 이름을 놓고 기도하던 중, 요한복음 5장 17절 말씀,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는 말씀을 주셔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교회’로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이름 그대로입니다. 목사도, 성도도 그 이름대로 하나님이 일하심을 믿고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고, 믿고, 우리도 따라서 주님의 일을 감당해 왔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며 확신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과 일하심을 통해 우리는 회복되고, 치유되며, 주님의 제자로 서게 되어 하나님 나라 확장에 부족함이 없게 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힘주어 말합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빌립보서 2:13) 하나님은 우리 안에 뜻을 두시고, 그 뜻을 따라 일하게 하십니다. 우리 혼자 일하게 두시지 않습니다. 나를 살리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합시다. 분명 넘어질 만한 세상살이 가운데서도, 그 이름을 기억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력 넘치는 힘을 주실 것입니다.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가슴 뭉클한 이름 예수—그 주님의 이름,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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