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돌아왔다,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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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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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아 현대–LG 배터리 공장을 짓다가 구금되었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정말 다행한 일입니다. 비록 일주일 남짓이었지만, 열악한 구금 시설에서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전세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한 근로자분이 입국장을 나오며 두 손을 번쩍 들고 짧게 외쳤습니다. “돌아왔다, 자유다!” 그 한마디에 지난 일주일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수갑을 채우고 허리와 발목을 쇠사슬로 묶는 장면이 전 세계로 전파되며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지만, 그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고 자유를 얻었습니다.


     멀리 남아시아 네팔에서는 더 큰 소요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억압적으로 SNS를 차단하자 민심이 들끓었습니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정부 고위층의 부정부패에 분노한 젊은 세대가 들고일어나 정권을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부 건물이 불타고, 총리는 도피했고, 전 총리의 부인은 화재가 난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했습니다. 인구 약 2,900만 명의 네팔 국민 중 해외 근로자는 약 270만 명에 달합니다. 국민의 10%가 외국에서 일하며 고국으로 송금해 생계를 잇습니다. 1인당 GDP는 1,397달러로 최빈국에 속합니다. 비싼 국제전화 요금 탓에 해외 근로자들이 국내 가족과 소통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가 SNS였는데, 이를 일방 차단하니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게다가 SNS를 기반으로 생계를 꾸리는 소상공인이 많아 생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SNS를 통해 고위층 자녀들의 호화로운 일상이 여과 없이 드러나 다수의 극빈층을 자극했다는 점입니다. 현지에서는 이들을 ‘네포 키즈’라 부르는데, 할리우드의 ‘네포 베이비(nepo baby)’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네팔 사람들은 새로운 자유를 얻고자 오늘도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몇 주 전에 선배 목사님과 통화하며 설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개척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설교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제 마음을 솔직히 나눴습니다. 2002년 목사 안수를 받고 20년 넘게 강단에 섰지만, 설교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 같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제가 스스로 파 놓은 함정에 빠져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 되는 일인데,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그 올가미에 제 자신을 묶어 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일 오후 1시 30분 예배는 성도들에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주중 내내 일하느라 지친 분들이 주일 오후 25~30분 설교 시간 동안 고정된 자리에 앉아 집중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갖가지 양념을 버무리고 썰렁한 유머도 곁들여 한 편의 설교를 만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정작 제가 주님으로 채워지지 않은 채 세상적인 것에 묶여 있으면서, 어떻게 성도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죄로부터 자유를 누리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나도 성도도 함께 메말라 간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내가 자유롭고 행복해야 성도들도 묶임에서 풀려나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깨달음이 제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으로 채워지지 못한다면, 결국 세상의 쇠사슬에 묶여 살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1–32) 주님의 말씀을 먼저 우리 안에 채워야 합니다. 진리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참 제자가 되고, 그 진리로 말미암아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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