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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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힘차게 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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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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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체중이 불어서 예전 같지 않지만, 제가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나름 준족이었습니다. 반별 대항 계주 경기가 있으면 늘 선수로 뽑혀 달렸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나, 학교에서 반별 계주 경기가 있었습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출전하는 저를 우리 반 반장이 붙잡고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영관아, 마지막 코너를 돌 때 오른팔을 돌리면서 뛰어! 알았지? 꼭 그렇게 하는 거다!”


저는 우리 반 마지막 주자였습니다. 세 번째 주자가 저에게 바통을 건네줄 때 우리 반은 3등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1등을 하려면 제가 두 명을 추월해야만 했습니다. 바통을 이어받자마자 온 힘을 다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두 명도 속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달리던 아이를 따라잡는 데는 그리 많은 거리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코너를 도는 순간, 반장의 간곡한 부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저는 반장이 말한 대로 오른팔을 풍차처럼 돌리며 달렸습니다. 저 멀리 반장과 반 친구들은 팔을 휘두르는 저를 보며 더 크게 응원했습니다. 선두를 달리던 아이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까지 추격했지만, 아쉽게도 저는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가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반장과 반 아이들이 저를 향해 와락 달려들었습니다. 비록 2등이었지만, 반장 말대로 코너를 돌 때 팔을 휘돌리며 달렸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는지 친구들은 계속 그 모습을 연호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늘 이런 식으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무조건 달려왔습니다. 1등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사람을 추격하면 우쭐했고,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의기소침해져 풀 죽어 지냈던 지난 세월이었습니다.


요즘 유튜브에서 의사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슬로우 러닝’(slow running)을 따라 하는 중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식후에 20~30분, 걷듯이 뜁니다. 이런 방식으로 뛰는 저를 본 아내는 핀잔을 줍니다. 자기 걸음과 속도가 별다르지도 않은데 뛰는 척하는 것 같아 우스꽝스럽다는 겁니다. 그래도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식대로 천천히 뜁니다. 눈이 와도 뛰고, 세찬 바람이 불어도 뜁니다. 영하의 기온에는 꽁꽁 싸매고 뜁니다. 대신 천천히 뜁니다. 조금 숨이 가쁘다 싶으면 걷습니다. 그리고 다시 뜁니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인생도, 목회도 무조건 죽어라 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늦었지만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오래 뛰려면 이런 방식이 저에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대충, 적당히’는 절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합니다. 걷는 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아도 땀이 납니다. 숨도 어느 정도 가빠옵니다. 무리하지 않고 오래 뛰는 법을 터득하는 중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갈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사 40:31)


2026년이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새해 첫 주일입니다. 느려도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은 오직 하나님에게서 옵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간구합시다. 우리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힘이라면, 우리가 달려가는 길이 온전해질 수 있습니다. 2026년, 주님 주시는 힘으로 다 같이 힘차게 달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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