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내는 기쁨, 행복,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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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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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눈폭풍의 영향으로 주일예배를 온라인(ZOOM)으로 드렸습니다. 주초부터 일기예보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금요일 오전에 일찌감치 결정을 내리고 교우들께 온라인 예배로 전환됨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온라인 주일예배는 처음이어서 자칫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까 염려도 되었지만, 감사하게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더 감사했던 것은 예배 후 곧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씩 지난 한 주간의 이야기를 나눌 때, 오히려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고 그만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처음이 어렵습니다. 없는 길을 새로 내는 일이 힘들지, 이미 잘 닦인 도로를 걷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한 번 시동이 걸리면 어떻게든 굴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주일예배와 나눔 시간을 마친 뒤 밖으로 나가 눈을 치웠습니다. 계속 내릴 눈이지만 미리 나눠서 치워 두면 나중에 덜 힘들 것 같아 힘을 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 날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눈 제거 작업을 하며 집 앞과 인도에 쌓인 눈을 치웠는데, 그놈의 오지랖이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는 길목을 치워야겠다는 마음이 든 것입니다. 우리 집에서 아이 학교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중간에 작은 공원을 가로질러 갑니다. 그런데 매번 눈이 와도 아무도 치우지 않아, 아이들 등교 때마다 불편을 겪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바로 지금이다” 싶어 삽을 들고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추운 기온 탓에 내린 눈이 얼기 시작해서, 눈을 치우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괜한 오지랖으로 사서 고생하나 싶어 자책도 되고 후회도 밀려왔습니다. 평소에는 짧아 보이던 길이 그날따라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요. 솔직히 혼자 하려니 너무 힘이 들어 끝까지 마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니, 수북이 쌓인 흰눈 사이로 드러난 좁다란 길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 길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뿌듯하고 살아있다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질퍽하고 미끄러운 눈밭이 아닌 깨끗하고 새로운 길을낸다는 것은 그 수고만큼이나 큰 보람과 기쁨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성경에도 85세의 노구로 아무도 가려 하지 않던 길을 가겠다고 나선 이가 있습니다. 바로 갈렙입니다. 그가 구한 헤브론은 아낙 자손이 거주하는 험한 산지였습니다. 아낙 자손은 키가 큰 거인족입니다. 45년 전, 모세가 보낸 정탐꾼 대다수가 그들을 보고 두려워하며 등을 돌렸던 바로 그 땅입니다. 세월이 흘러 4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스라엘은 그들에 비해 약해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갈렙은 헤브론 산지를 지금 자기에게 달라고 요청합니다. “비록 그곳에 아낙 사람이 있고 그들의 성읍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능히 이기리이다.”(수 14:12)
갈렙은 말로만 멈추지 않고, 실제로 그 험준한 산지 헤브론을 얻습니다. 갈렙이 헤브론을 아무 대가 없이 얻은 것이 아닙니다. 거인족 아낙 자손과 맞서 싸워 이겨야 했습니다. 땀과 피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힘을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믿음으로 헤브론을 얻었습니다. 그의 나이 85세였습니다. 헤브론은 그의 기업이 되었고, 그 후손은 그 길을 자기들의 길로 걸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 개척은 주님과 동행하는 새로운 길을 내는 것과 같습니다. 뉴욕에 이미 많은 교회가 있지만, 새로운 교회를 개척한다는 것은 고된 만큼 보람된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넓은 길도 있지만, 때로는 그길로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새로운 길을 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 길은 예수님이 가신 길이며, 갈렙이 걸었던 믿음의 길입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길을 만드시는 주님(Way Maker)'을 의지하며 나아갑시다. 우리가 길을 만드는 것 같지만, 사실 그 길은 이미 주님께서 앞서 행하시며 예비하신 길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며 걷는 그 길은 반드시 행복과 기쁨, 그리고 영광스러운 보람이 가득한 길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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