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꼭 맞는 신발, 하나님 마음에 꼭 맞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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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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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살 때 늘 가는 매장이 있습니다. 매장 한쪽 구석에는 'Clearance' 칸이 있어, 할인에 할인을 더한 가격의 제품들을 전시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이중으로 할인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모양이 마음에 들면 사이즈가 맞지 않고, 사이즈가 맞는 신발을 찾아도 디자인이나 색깔을 소화하기 쉽지 않은 그런 신발들이기 때문입니다.
제 취향이 까다롭다기보다, 저렴하면서도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찾으려는 욕심 때문에 신발 한 켤레를 고르는 데도 꽤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다 모양은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발이 편하다 싶으면 그 신발을 삽니다. 디자인과 색깔보다 발이 편할 때의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 신발은 걸을 때마다 고마운 마음까지 듭니다. ‘너 참 고생한다. 이 질퍽한 눈길도 너 덕분에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참 좋다. 고맙다.’
얼마 전 연회 모임이 있어 공항까지 한인 택시를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한인 택시는 기사님과 간혹 대화를 나누며 갈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날따라 아침 출근 시간과 겹쳐 50분 정도를 가야 했습니다. 길이 막혀 답답하셨는지 기사님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말문을 여셨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이르기까지 주제도 다양했습니다. 저는 뒷좌석에서 그저 맞장구를 쳐드린 게 전부였습니다.
“요즘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파 한 단에 2불 가까이 하는 게 말이 됩니까? 농장에서 일할 사람들을 막아놓으니 누가 수확을 하겠어요? 그러니 가격이 오르지요.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졸지에 ‘사장님’이 된 저는 “맞습니다. 요즘 물가가 장난이 아니지요. 파 한 단 가격이 그렇게까지 되다니 참 이해하기 어렵네요”라며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 덕분에 공항 가는 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공항에 도착할 즈음, 한껏 기분이 좋아진 기사님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사장님 같은 분을 만나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분과 대화했습니다. 여행 잘 다녀오세요!” 사실 저는 듣기만 했을 뿐 별다른 말을 한 게 없는데, 누군가 저로 인해 기분이 좋아졌다니 저 또한 행복했습니다.
성경은 다윗을 가리켜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칭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폐하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며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리라”(행 13:22) 하실 만큼 그를 흡족해하셨습니다. 여기서 ‘마음에 합하다’라는 말의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목적과 방향에 다윗이 자신의 마음을 맞추어 살았기에 가능한 평가였습니다.
다윗도 인간이기에 실수했고 치명적인 죄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곳을 함께 바라보고, 하나님이 가시는 길을 묵묵히 따랐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강점은 자신의 생각이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즉각적으로 회개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높이기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최우선으로 여겼습니다. 하나님이 기름 부으셨다는 이유로 원수 같은 사울을 살려주었고, 다른 이들이 비웃어도 하나님의 법궤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춤을 추며 기뻐했습니다.
사순절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이 기간이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 마음에 합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마음과 뜻이 고스란히 담긴 말씀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순절 동안 적어도 성경 중 한 권은 정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구약의 창세기나 시편, 혹은 신약의 요한복음이나 로마서를 추천드립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오늘 나의 걸음은 내 고집에 맞춘 신발인가요, 아니면 하나님 마음에 꼭 맞춘 신앙의 신발인가요?” 묵상한 말씀으로 하나님 마음에 꼭 드시는 우리 교회 성도님들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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