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만의 눈물, 그리고 2천 년 전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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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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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봤습니다. 한국에서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영화라서 그런지 많은 한인분이 극장을 찾으셨습니다. 한국에 계신 장모님께서도 젊은 시절 영화 ‘벤허’를 두 번 보신 이래로, 극장에서 같은 영화를 세 번이나 본 것은 처음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사람들은 왜 이 영화에 이토록 깊은 감명을 받는 것일까요?
손석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감독과 주연 배우의 이야기를 듣던 중, 인상적인 댓글 하나가 소개되었습니다. “500년 만에 전 국민이 단종의 장례를 치러준 것 같다.” 불쌍하게 생을 마감한 어린 단종에 대한 연민과 측은지심이 사람들을 극장으로 이끈 힘이 된 것 같습니다. 500년 전 그렇게 애처롭게 죽어간 인물이 있었는데, 그간 몰라줘서 미안하다는 마음 같은 것이겠지요.
제가 20대 초반, 교회에서 중등부 교사를 할 때의 일입니다. 고난주간을 앞두고 교사들과 함께 ‘빌라도의 재판’이라는 성극을 공연했습니다. 제 역할은 빌라도였고, 저보다 한 살 위인 형이 예수님 역을 맡았습니다. 당시 저희 둘 다 마른 체형이라 고난당하는 예수님 역의 후보에 올랐는데, 결국 그 형이 낙점되었습니다. 나중에 들리는 후일담으로는 예수님 역할은 그래도 좀 더 잘생긴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 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그 덕분인지(?) 저는 아주 냉정하고 잔인한 빌라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빌라도인 제가 사형을 언도하고 채찍질을 명령하자, 여선생님들이 울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로마 군병에게 채찍을 맞을 때마다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며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는 단순히 인간적인 연민과 측은지심만으로 다 이해될 수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이 기간은 우리가 묵혀 두었던 ‘영성’을 깨우는 시간입니다. 이번 사순절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깊이 묵상할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사순절 기간, 2000년 전 역사 속 한 청년의 고난과 죽음을 넘어, 우리를 구원하시려 기꺼이 어린양으로 십자가에서 희생하신 하나님의 아들을 깊이 묵상하며 그분과 동행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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