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복음뉴스는 12일(월) 저녁에 임마누엘장로교회(담임 : 우종현 목사)에서 있었던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의 "필그림교회 관련 기자 회견"에 관한 기사를 세 차례에 걸쳐 게재한 바 있다. 본 기사는 이미 게재한 기사들을 종합하여 잇슈별로 세분한 것이다.
필그림교회의 언론 플레이
동부한미노회가 필그림교회를 공격할 때마다 들고 나오는 단골 메뉴였다. 필그림교회가 노회와의 일을 노회와 이야기하지 않고 언론을 동원하여 선전 공세를 폈다는 것이었다. 미국장로교단의 동성애 정책에 반대하여 필그림교회가 교단 탈퇴를 위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을 때, 필그림교회가 언론을 통하여 왜 교단 탈퇴를 하려고 하는지 등에 관하여 적극 알렸던 것은 사실이다. 필그림교회의 홍보 전략이 노회의 입장에서는 언론 플레이로 보였을 것이다. 필그림교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홍보였고, 노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언론 플레이였다.
필그림교회의 '언론 플레이'를 탓했던 노회가 재미있는(?) 일을 했다. 필그림교회 홈페이지에 "예장 뉴스"의 기사를 전재해 놓았다. 그 기사를 읽으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참 재미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작년 12월 31일, ECO 필그림교회가 떠난 예배당에서 PCUSA 필그림교회가 첫 예배를 드렸던 날, 복음뉴스의 기자가 단독 취재를 했었다. 복음뉴스를 제외한 어느 언론사도 취재를 하지 않았었다. 헌데, 예장 뉴스의 기사에는 현장의 사진은 물론 조문길 목사의 설교 원고의 상당 부분까지 실려 있다.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필그림교회가 언론을 통하여 미국장로교단의 동성애 정책을 널리 알리던 제1단계에서는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노회의 주장이 맞다. 그리고, 얼마 후에 양춘길 목사가 노회에 참석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노회의 지시와 감독에 따라 "은혜로운 결별"을 위한 제반 절차를 이행했다. 그리고, 노회의 지시와 감독 아래 열린 공동 의회에서 교단 탈퇴를 의결했다.
노회는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와 감독에 따르지 않았다"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를 무시하고 감독을 제대로 받지 않았으면, 공동 의회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어야 했다. 왜 공동 의회 개최를 허락했나?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모든 지시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닌가?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공동 의회 개최를 허가했다면, 그것은 노회의 잘못이다. 필그림교회를 탓할 것이 아니라 노회가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사례들이 분명 있다. 노회에서 교단 탈퇴 건을 부결시킨 후의 일이다. 교단 탈퇴 건이 부결된 후, 노회와의 결별 수순을 밟고 있을 때이다. 이 때에도 분명 법적으로는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 소속이었으므로, 노회의 "필그림교회가 노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이 이 때의 사례를 말한 것이라면 노회의 주장이 맞다.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를 돕기 위해 노회는 무슨 노력을 했나?
"은혜로운 결별 정책"은 미국장로교단내에 동성애 문제가 불거진 후에 만들어졌다. 미국장로교단의 동성애 정책에 반대하여 교단을 떠나기를 원하는 교회들이 미국장로교단을 떠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정책이다. 못 나가게 막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나가도록 도와 주기 위한 정책이다. 그런데, 노회는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를 돕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했는가? 도운 것이 아니라 방해한 것이 아닌가?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 건을 처리하는 노회에서 당시 NCKPC 총회장 심평종 목사의 편지를 유인물로 배포했었다. 미국장로교 총회 한인목회실의 조문길 목사는 "필그림교회가 교단을 나간다면 향후 미국장로교에 남은 한인교회에 미칠 영향혁"에 대해 발언했다. 심평종 목사와 조문길 목사는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 건에 반대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었다.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했었다. 그런데, 노회가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를 위하여 도왔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도왔는가?
소송을 누가 제기했나?
노회는 필그림교회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아니다. 소송은 노회가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측이 원고(Plaintiffs)이다. 재산권 확보를 위하여 노회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상황이 그러했더라도, 자기들이 소송을 제기해 놓고, 필그림교회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필그림교회는 건물을 포기했나? 쫓겨났나?
노회 관계자들은 "필그림선교교회가 건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재판에서 져서 어쩔 수 없이 나간 것이다. 재판에 져서 쫓겨나간 것이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노회 관계자들의 주장대로 필그림선교교회가 재판에 져서 쫓겨나간 것일까? 복음뉴스는 필그림선교교회는 재판에 져서 쫓겨나간 것이 아니라 건물을 포기한 것으로 믿는다. 양춘길 목사는 복음뉴스 기자와의 2017년 6월 중순의 만남에서 이미 재산권 포기 의사를 밝혔었다. 그리고, 그 의사를 법원의 가압류 명령이 내려지기 열흘 전 쯤에 복음뉴스 기자에게 다시 확인해 주었었다.
또 하나 있다. 이것이 더 확실한 답이다. 노회가 소송을 제기한 상대는 필그림교회가 아니었다. 양춘길 목사와 필그림교회의 장로들이었다. 양춘길 목사와 11명의 장로들이 피고였다. 법원의 명령은 양춘길 목사를 비롯한 12명을 향한 것이었다. "재판에 져서 쫓겨났다"는 표현을 써야 한다면, 쓸 수 있다면, 이 12명에 국한해야 한다. 나머지 교인들, 필그림선교교회의 모든 교인들은 필그림교회 건물을 출입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헌데, 그들이 모두 떠났다. 쫓겨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떠났다. 15년 동안 정들었던 교회 건물을 포기하고 떠났다.
필그림선교교회의 교인들이 양춘길 목사와 리더쉽 그룹이 전해 준 잘못된 정보, 거짓된 정보들에 현혹되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필그림선교교회의 교인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천 명이 넘는 성인들이 똑같이 현혹되어 있다는 말인가? 2017년 12월 31일, 와이코프에 있는 페이스 커뮤니티 처취에서 첫 예배를 드린 날에 1,082명이 참석했었다. 그 모든 사람들이 양춘길 목사와 필그림선교교회의 리더쉽 그룹에 속고 있다는 말인가? 그게 말이 되는 일인가?
필그림선교교회 교인들을 또 울리지는 말아야 한다. 힘들게, 어렵게, 조금씩, 아픈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 중이다. 그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지는 말아야 한다. 동부한미노회에 속한 목회자들도,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도, 그들을 아프게 해서는 안된다.
김동욱 기자ⓒ 복음뉴스(BogEu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