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민] 행복하게 산다는 것오종민 목사의 살며 생각하며 ④ 행복하게 산다는 것
글 : 오종민 목사 (뉴저지우리교회)
가끔씩 잊혀질 때 쯤이면 매스컴에 등장하 는 기사가 있습니다. 어떤 연예인이나 혹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쳤던 정치가나 사업가가 삶을 비관하여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런 기사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화가 나기도 합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밖에 없는 귀한 인생을 너무도 허무하게 포기한 것 같아서 이고 죽을 그 열심을 가지고 어려움과 싸우며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를 생각하지 않는 이기심 때문입니다. 옛말에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죽을 때는 거기에 맞는 이유와 변명이 있겠지만 그래도 준비되지 않는 가족의 죽음으로 인하여 남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또 다른 고통은 죽은 사람 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만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의 부모가 살아계신다면 평생 그 부모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한으로 남을 것이고 사랑했던 가족들의 마음에 남은 자살의 충격은 오랜 시간 동안 치유되지 않는 큰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교회 성도들이나 집회에 가서 늘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죽을 열심을 가지고 버티며 세상을 살아보자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분명 좋은 날이 올 줄로 믿는다고 말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힘들 때가 있으면 행복 할 때도 있고 아플 때가 있으면 건강을 되찾을 때가 있고 실패할 때가 있으면 다시 일어날 때가 있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던 시간이 있으면 웃으면서 그 어려웠던 시간들을 추억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때가 반드시 있다는 것 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찾다보면 반드시 길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길을 스스로 포기하고 놔 버린다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분명히 믿습니다.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우리 모두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삶에 모진 비바람을 맞기도 하고, 눈보라 치는 혹독한 겨울과 같은 고통의 시간도 만나게 됩니다. 앞서 말한 연예인이나 사업가 그리고 정치가처럼 여기서 그만 인생을 포기하고 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어려운 시간을 잘 참아낸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그 어려웠던 시간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그 자체로 감사할 때가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때로는 그 때 삶을 포기 했다면 지금의 이 행복을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라는 아찔함도 우리가 느끼며 살지 않습니까?
저는 태어나서 한 살 되던 해에 소아마비 접종을 하지 못했다가 소아마비 환자로 57년 째 살고 있습니다. 대학 때부터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걷기 힘들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지팡이를 짚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혹시나 휠체어를 타야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기도 합니다. 제 평생 소원이 스케이트 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하루 종일 타보는 것이고, 마음껏 두 발로 달려 보고 싶습니다. 제게도 살아오면서 삶을 포기 하고 싶었던 시간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편견과 어려움을 극복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오늘의 내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우리 모두가 다 겪은 IMF로 인하여 목회의 어려움을 겪다가 저 역시 미국에 이민 온 케이스였습니다. 그 당시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솔직히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이민을 오게 되었고 어느덧 이십 년이 넘는 세월을 이곳에서 살다보니 아이들도 성인이 되어 자신의 위치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냈다고 가끔씩 제 자신을 격려하곤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행복은 내 자신이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삶의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 때 돕는 이가 생기고 좋은 친구들이 생기고 나를 믿어 주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말입니다. 혹시 오늘 이 글을 읽으시는 분 가운데 코로나로 인하여 삶이 힘들어져 희망을 잃어버리신 분이 계십니까? 가정의 문제로, 자녀의 문제로 마음에 무거운 짐을 가지고 살고 계십니까? 버티시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가까운 분들과 마음을 나누며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털어버리시고 주위를 돌아보십시오. 분명 당신 옆에 당신을 이해하고 도울 귀한 분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 모든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 나만 겪는 고난이냐고? 왜 내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냐고? 하지만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당신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모양과 형편만 다르지 다 겪는 문제라는 것을 말입니다. 단지 버티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언젠가 시간이 흘러 그때의 어려웠던 일들을 차 한잔 나누며 추억으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누가 내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당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며 사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 2021년 9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4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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