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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기도란 무엇인가? (1)

복음뉴스 0 2022.04.12 09:06

한준희 목사의 성도들과 함께 생각할 신앙 칼럼 ⑦  기도란 무엇인가? (1)

글 : 한준희 목사 (뉴욕 성원장로교회)


청소년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학교 게시판에 장학생 선발 공고를 보게 되었다. 마음 한구석에 내가 장학생이 되면 등록금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내 학교 성적으로 장학생이 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공고 포스터 아래 부분에 “출석교회 담임목사님 추천서”라는 항목이 눈에 들어 왔다. 기독교 학교였던 모교는 매 년 모 기독교단체에서 장학생을 뽑아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까, 나의 마음속에는 장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었고 기회만 되면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 하나님, 저를 장학생으로 만들어 주실 수는 없는 것일까요” 그런 간절함이 있었던 주일, 그날 예배를 드리면서 벽에 붙어 있는 “교인 십일조 일람표”를 보게 되면서 안00 집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낯익은 이름이었다. 바로 내가 다니는 학교 선생님 이름이었고, 이걸 우연이라 할까 하나님의 섭리라 할까 그 선생님이 바로 장학생 선발을 담당하는 선생님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목사님을 통해 그 선생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그 선생님을 통해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이때부터 내 마음 속에는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다는 믿음이 생기게 되었고, 기도하면 이루어 진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군에 입대하면서 기도하면 이루어 진다는 이 믿음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내 신앙도 무너져내렸다. 그렇게 후방으로 전출되기를 기도했는데 그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고 최전방 철책선으로 발령을 받았고 군 3년내내 숱한 고생을 감당해야만 했었다. 그래도 하나님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어려울 때마다 기도했건만 번번이 응답없는 기도로 인해 하나님에 대한 좌절을 안고 힘겨운 군 생활을 이어갔었다.

 

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기도하면 이루어지는 것을 나는 경험했는데 그게 우연이었나 하는 의문이 들면서 군을 제대하였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늘 갈등은 계속되었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것은 내가 기도를 많이 안 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내가 군에 입대하기 전 하나님 곁은 잠시 떠나 방탕한 길로 갔었던 것이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원인인가 하는 갈등 속에서 기도는 이루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기도는 그냥 허구인가 하는 의문이 나를 괴롭혔던 적이 많았다.

 

훗날 신학을 공부하면서도 기도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늘 갈등만 계속되었고 많은 책을 보면서 기도에 대한 나의 자세가 서서히 바뀌게 되면서 기도의 중요성과 맥을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기도에 대해 한마디로 정확하게 답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나의 고백이지만 그동안 얻은 지식과 체험 그리고 성경이 말하는 기도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기도는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행위이다.


기도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고백이라는 말이다. 내 힘으로 할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 이 일을 이루어 달라는 인간 한계의 고백이다.

 

그러므로 기도에는 늘 간절함이 들어 있다. “하나님 난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그러기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심령은 간절함뿐이다.

 

그런데 이 간절함이란 단어가 아주 신비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잠언8:17에 간절함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이 단어(메솨하라)의 히브리 언어의 뜻은 잠을 설치면서 새벽이 오기를 애타게 구하는 자를 말한다. 이 뜻을 재해석하면 ‘새벽을 끌어당기다’라는 의미이다.

 

즉 기도가 간절함을 동반하는 이유는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을 내게로 끌어당기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간절함은 하나님을 나에게 오게 하는 신비한 힘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성경에는 이런 간절함으로 하나님을 내게 오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므로 기도에 간절함은 주님께서 나의 사정을 외면하지 않으신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벗어난 수많은 일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우리는 그 일을 할 수 없기에 할 수 있으신 하나님께 간절히 호소하는 인간의 절규와 그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영역, 그 중간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중보의 역할을 하심으로써 기도는 성립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기도는 우리 인간에게 우선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향하신 뜻과 계획을 이루어 가시는 분이다, 그렇다면 하나님 스스로 이루어 가실 것이지 왜 인간에게 기도하라고 하셨는가가 또 우리에게 의문이 된다.

 

우리는 예수를 믿기 전에도 하나님의 인도 하심과 이끄심이 계속되었었다는 것을 예수를 믿고 믿음이 생긴 후에야 그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계 속되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인정하기에는 어딘가 동의하기에 어렵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런가 하면 그때는 내가 맘대로 했고, 내가 방탕 했고, 내가 그 길을 갔었다, 라고 말한다. 왜 그런가, 그 때는 하나님도 모르고 기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 내가 한 결정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기도를 하면 그것이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안다. 기도를 했기에 이 일은 하나님께서 이룬 일이라고 믿게 되고 또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것을 명백히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기도라는 것을 요구하시는 것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이 일이 우연인지, 조상의 묘 자리가 좋아서인지, 내가 의사를 잘 선택해서 이렇게 된 것인지, 내가 기도를 많이 해서 그 정성으로 응답이 되었는지 그 원인을 외적인 것이나,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인간의 속성이 깔려 있기 때문에 기도하지 않으면 응답된 것을 다른 곳에서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도하면 이 일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것을 확실히 해 둠으로써 기도의 우선권이 하나님에게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해 두신 것이다.

 

쉽게 표현하면 내가 기도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기도하게끔 하나님께서 나에게 은혜를 베푸셨다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의미가 되는 것이다.

 

셋째는 기도를 많이 해야만 하는 것인가, 적게 하면 응답이 늦어지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즉 기도를 많이 해야 그 정성으로 응답이 온다는 것은 기도를 인간의 공로로 인정하여 그 공로가 기도 응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과 기도를 많이 하면 그만큼 신령해 진다는 것으로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기도 방법은 어느 정도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정확히 성경적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기도를 많이 한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이 일을 이룰 자격이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더 깊게 확인시키기 위해 기도를 오래 하도록 은혜를 주시는 것이다. 즉 기도를 오래했다고 신령해지거나 응답이 확실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하나님 앞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믿음에 고백인 셈이 되는 것이다.

 

즉 믿음이 큰 사람이 더 기도를 많이 하게 된다는 원리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 앞에 자신이 누구인지 더 깊게 알게 되기 때문 이다. 그만큼 기도를 많이 하면 할수록 사람이 경건해지고 더 하나님을 하나님 됨으로 인정 하는 고백이 되기 때문인 것이다.

 

기도는 하늘에 신령한 것을 이 땅에 실현시키는 비밀이다. (2부 계속)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와 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겔36:37)

 

[편집자 주 : 2021년 12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7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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