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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식] 화내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손상시킬 뿐이다

복음뉴스 0 2022.04.05 21:30

이종식 목사의 목회 이야기 ① 화내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손상시킬 뿐이다

글 : 이종식 목사 (베이사이드장로교회) 

 

나는 신학교를 다니면서 줄곧 교회를 개척할 것을 생각했다. 그 이유는 나에게 주신 은사와 비전을 따라 일선에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목회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굳이 개척 교회를 생각했던 것은 기성 교회에 가면 그 교회를 목회하신 분이 갖고 있던 비전과 특성을 따라 목회를 해야 하고 나의 비전을 관철시키려면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힘을 소비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척의 꿈을 항상 가졌다. 그렇다고 신학교를 다니던 내가 무슨 특별한 비전을 가진 것은 아니다. 단지 말씀에 입각한 성경적인 교회로서 앞으로 나에게 주실 비전 위에 착실히 교회를 세우고자 했을 뿐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목회에 필요한 자료들을 언제나 모았고 기록하였다. 목회에 성공했다는 분들의 경험담을 적었고 또한 그와는 반대로 실패했다고 말하는 분들의 경험담도 자세히 기록하여 놓았다. 그리고 그 자료들은 내가 목회를 시작했을 때부터 나의 스승이 되어 목회를 인도하였다.

 

나는 필라에 위치해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다니기 전 대학을 합동측 총신대 분교를 졸업했다. 학교가 미주인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에 있는 특성상 교수들은 거의 한인 목회자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분들은 강의 시간 마다 들어 오셔서 강의보다는 목회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그러다 보니 목회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자연스럽게 목회에 대한 자료를 많이 얻게 되었다. 그 당시 교수님들 중에는 목회에 성공했다는 분 보다는 실패했다는 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저렇게 하면 실패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실패한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가장 큰 이유는 목회자가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은 주로 제직회 하면서 화낸 이야기, 당회 하면서 화낸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분열이라는 것이었다.그러면서 그분들은 절대로 목회 하면서 화를 내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예를 들기도 했다.목사가 질 안 좋은 교인들에게 억울하게 엄청 당하면서도 참고 견디면 성도들은 목사를 응원하지만 목사가 화를 내거나 상대방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모두가 목사를 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목사는 어떤 일을 당해도 화를 내지 말고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

 

그리고 모든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목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하나님 앞에 억울함을 내놓고 기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이 관여하셔서 문제를 해결하시고 주의 종의 권위를 드러내신다는 것이었다.나는 그러한 말을 귀가 따갑게 들으면서 ‘정말 억울한 일을 참고 견디면 하나님이 해결하여 주실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억울한 것을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지 않아도 해결된다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던 것이다. 그러나 목회 전선에 뛰어드니 화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듣고 어떻게 해명할 길도 없는 처지에서 그 소문 때문에 교회가 어떻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사람마다 찾아다니며 해명하고 싶었다.그러나 목회에 실패한 목사님들이 그렇게 하면 더 소문이 커져서 더 이상 손쓰지 못하게 되니 기도만 해야 한다고 가르쳐 준 대로 억울함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갔을 때 정말 하나님은 신기하게도 처리하셨다. 억울한 말을 한 사람들에게 갑작스럽게 일이 생기든지 아니면 그들 스스로 무엇인가를 깨달아 두려운 마음 가운데 스스로 회개하고 잘못을 고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일이 해결될 때 사람들은 목사를 하나님의 종으로 권위있게 보게 되고 따르게 되는 것이었다.

 

신학교 시간에 수천 명을 목회하는 강사 목사님의 잊지 못할 간증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분에게 목회하면서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후회 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분은 이런 말을 하였다. 제가 지금까지 후회하는 것은 제직회 시간에 너무도 화가 나서 끝 마치지도 않고 사회를 보던 제가 아무 소리 안하고 집으로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일이 가장 후회로 남습니다. 그 분이 그렇게 후회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그 분은 말로 화를 표현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자리를 분노 중에 떠났다는 것을 많은 성도들 앞에서 모범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나는 그날 그분의 말을 들으며 그 분이 존경스럽게 여겨졌다. 수십 년 목회한 일들 중에 후회되는 것이 그런 것이라면 참 많이도 참았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가 목회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목회자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화를 참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그런 분의 뒤를 따라 정말 목회 중에 화를 내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와서 돌아 보면 후회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초창기 우리 교회의 선교팀을 이끌고 선교지를 갈 때면 나는 엄격한 군대식으로 모든 것을 바꾸어 진행했다. 외진 선교지에 가면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나는 청년들과 학생들로 구성된 선교팀을 강하게 인도했다. 그리고 모두는 목사인 나를 존중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주었다. 그러나 그중에는 몇몇이 아직도 그때 일을 기억하며 목사님은 자상한 분이라는 생각보다는 아주 엄격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목사인 나와 거리를 두며 두려워하는 청년이 있음을 보았다.

 

물론 엄격한 것과 화를 내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안색이 변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리더자로서 옳지 않은 행동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예배를 드리는 일에 생명을 걸다 보면 그 강인함이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성도들은 주의 종임을 믿으며 따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적인 일에는 절대로 화를 내지 않고 견딘다면 역시 세상과는 다른 리더자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모세는 므리바에서 하나님의 백성들 앞에서 혈기를 부리므로 하나님의 거룩한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다. 그 결과로 그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기만 했을 뿐 들어가지는 못했다. 모세의 분노는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어난 것이기에 혈기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나라와 진리를 지키기 위하여 일어나는 분노가 있다면 그것은 거룩한 것이다. 혈기가 아닌 거룩한 분노를 하는 리더자와 성도가 되어야 하겠다.

 

[편집자 주 : 이 글은 2021년 6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창간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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