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신문

 

[한준희]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 이유

복음뉴스 0 2022.04.06 11:00

성도들과 함께 생각할 신앙 칼럼 ①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 이유

글 : 한준희 목사 (뉴욕 성원장로교회)


목사가 목회를 하면서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설교이다. 설교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목사는 평신도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설교는 교회 부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성도들에게 삶에 방향을 제시하는 예배에 핵심이다. 

 

이렇게 중요한 설교에 성도들이 은혜를 받지 못하면 성도들의 영적인 삶은 당연히 기울어질 수밖에 없고 교회 부흥도 식어져 갈 수밖에 없다.

 

신앙생활의 핵심인 설교에 성도들은 왜 은혜를 받지 못하는 걸까?

 

개척 초기 나는 무척 설교를 잘하는 목사로 알려졌었다. 매 주일 성도들이 은혜를 받고 전도도 많이 했다. “우리 목사님 설교, 오셔서 한번 들어 보세요” 그게 교인들의 전도 외침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교회는 날로날로 부흥이 되었고 교인수도 제법 많아지게 되었다.

 

그렇게 교회가 탄탄대로를 향하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부터 교인들이 하나 둘씩 교회를 안 나오기 시작했고 교회 부흥이 정체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 원인이 어디 있는가를 분석해 본 결과 성도들이 설교에 은혜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1~2년 전까지만 해도 설교가 좋다고 몰려들었던 성도들이 설교에 은혜를 못받는다고?

 

그렇다고 나의 설교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처음 설교했던 그 때 그 설교 방식 그대로인데 뭐가 문제일까? 성도들이 은혜를 못받는다고 생각하니 설교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더 열심을 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교인수는 점점 적어지고 교회는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교회가 어려워지자 나는 설교에 자신감을 잃었고 나도 모르게 설교를 못하는 목사라는 것이 학습되면서 설교 못하는 목사라고 스스로 자책하면서 몇 년을 지냈었다. 그러던 어느 주일, 3명의 성도가 등록을 하게 되었고 그 성도들이 설교에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하면서 그 다음 주일에 다른 성도들을 전도하여 데리고 나온 것 아닌가, 전도 받고 새로 나온 그 성도들 역시 큰 은혜를 받았다고 뉴욕에 이렇게 설교를 잘하는 목사고 있다고 하면서 연속적으로 새 신자를 데리고 나오면서 교회가 몇 달 사이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 어떤 분은 설교를 들으러 뉴저지에서도 오고 또 용커스에서도 오고 정말 사방팔방에서 나의 설교를 듣겠다고 몰려오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게 좀 의아하다. 어떤 성도에게는 설교가 은혜가 넘치고, 어떤 성도에게는 설교가 설교같지 않다고 교회를 떠나는 성도가 있다는 것이 말이다.

 

나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한가지 깨달았다. 내 설교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그런데 어떤 성도에게는 은혜가 되고, 어떤 성도에게는 은혜가 안된다는 것은 내가 설교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설교는 목사가 하지만 그 설교를 통해 역사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란 사실이다. 목사가 어떤 설교를 하든 역사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하나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설교를 통해 동일한 은혜를 내리고 계신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듣는 성도의 자세이다. 설교를 듣고 있는 성도가 하나님 말씀이 갈급하고 하나님을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이 있다면 목사가 어떤 설교를 해도 은혜가 넘친다. 하다못해 성경말씀을 읽고 있어도 아멘소리가 나온다. 그 간절한 마음속에 하나님의 은혜가 덧입혀지는 것이다.

 

반면, 하나님에 대한 간절함도 없고,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없다면 어떤 위대한 설교가가 와서 설교를 해도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 어쩌면 하나님에 대한 간절함보다 세상 무엇인가에 대한 간절함이 더 앞서 있기에 설교가 귀에 들어오지 않 을 것 아닐까.

 

그럼, 은혜받는 성도는 왜 은혜를 받을까, 만일 간절함 때문에 은혜를 받는다면 왜 그 분에게는 그런 간절함이 있을까, 하나님을 사랑해서? 많은 성도가 하나님을 사랑해서 교회를 나가기보다 어쩌면 지금 직면한 자신의 현실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 절박함이 있는 성도, 하나님만이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그 간절함이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끌어당기는 것 아닌가 본다.

 

이제 살 만하고, 집안에 돈 걱정 없고, 사업은 그런대로 잘되고 있고, 자식들 제 살길 찾아 잘 살고 있어 절박함이 사라졌다면 어쩌면 지금 나는 설교를 통한 은혜보다 이 현실적 풍요로움을 계속 지켜달라는 종교적 의식에 매여 설교를 듣고 계실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설교에 은혜를 못받고 계신다고요, 이 말은 “나는 지금 하나님 말씀에 대한 간절함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라는 말과 같은 말이 아닐까?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잠8:17)

 

[편집자 주 : 이 글은 2021년 6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창간호에 실린 글입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2 [강유남] 진리란 무엇인가? 복음뉴스 2022.04.11
121 [김현기] 말하는 대로 노래하는 보컬 선생님, 레이첼 황 복음뉴스 2022.04.10
120 [이종식] 성경적으로 목회를 하려고 노력하면 길이 열리는 것을 보게 된다 복음뉴스 2022.04.10
119 [권캐더린] 제발 살려주세요!! 복음뉴스 2022.04.10
118 [조희창] 버지니아에서 있었던 뜻있는 만남 복음뉴스 2022.04.10
117 [오종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복음뉴스 2022.04.10
116 [김혜영] 또 한번 그러나 마지막 기회 복음뉴스 2022.04.10
115 [이민철] 메이첸 박사 저 <근대세계 안에 그리스도인 신앙> - 현재의 비상상황과 그것을 해결하는 길 복음뉴스 2022.04.10
114 [유재도]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복음뉴스 2022.04.10
113 [문갈렙] 살리는 사랑, 살리는 말, 살리는 기도 복음뉴스 2022.04.10
112 [한삼현] 믿는 자는 그 마음을 은혜로써 강하게 함이 좋고 식물로써(제의적인 음식규례로) 굳게 하지 말라 복음뉴스 2022.04.10
111 [김일영] 넘치는 감사를 하나님께! 복음뉴스 2022.04.10
110 [주영광] 광야를 지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복음뉴스 2022.04.10
109 [김동욱] 회한(悔恨) 복음뉴스 2022.04.10
108 [한순규] 러브 뉴저지 힐링 캠프를 다녀와서 복음뉴스 2022.04.10
107 [배성현] 십자가 - 죽음 보다 강한 사랑 복음뉴스 2022.04.10
106 [양희선] 때때로 종종 그리고 은혜 복음뉴스 2022.04.10
105 [김용복] 거지 옆 자리 복음뉴스 2022.04.10
104 [이윤석] 율법은 하나님을 알려준다 복음뉴스 2022.04.10
103 [양춘길] 나부터 시작 복음뉴스 2022.04.10
102 [한준희] 주일 성수 복음뉴스 2022.04.10
101 [강유남] 천국 복음 복음뉴스 2022.04.10
100 [김현기] 하나님과 동행하는 작곡가, 김유신 집사 복음뉴스 2022.04.10
99 [이종식] 목사가 이 땅에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성장시키려면 무엇에 가장 힘을 써야 할까? 복음뉴스 2022.04.10
98 [권캐더린] 사랑한다... 복음뉴스 2022.04.10
97 [조희창] 론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복음뉴스 2022.04.10
96 [오종민] 희망을 주는 말 한 마디 복음뉴스 2022.04.10
95 [김혜영] 오늘의 에덴에 살고 싶다 복음뉴스 2022.04.10
94 [유재도] 담대하라 복음뉴스 2022.04.10
93 [문갈렙] 가라, 행하라! 복음뉴스 2022.04.10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