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갈렙 선교사의 Mission Field 단상(斷想) ② 기도 가운데 외치는 이름들
글 : 문갈렙 선교사 (GMP/한국개척선교회 소속)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 (사 46: 4)
우리를 안고 업고 품으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어떤 영적 상태에 빠져 있어도 품어 주시는 신실하신 사랑이시다. 그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품으시는 다함이 없는 사랑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유일한 피조물인 인간에게 특별히 사랑을 쏟으시는 하나님이시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품으시고 사랑하시는 가에 대한 구체적 증거로 빽빽하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고 그 망극한 사랑과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된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성품을 닮는 것은 마땅하다. 그분의 성품을 닮아가며 다듬어져 가는 성도의 모습을 보시는 것을 주님은 가장 흐뭇하게 여기시리라 믿는다. 주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님의 성품과 기뻐하시는 뜻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 성도는 성경을 늘 펼쳐 읽고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며 말씀을 적용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주님이 우리를 품으시고 사랑하시듯 우리도 이웃을 품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 예수님이 주신 새 계명이다.
대학생 때 ‘선교’라는 단어의 의미나 사명에 대하여 이해나 진지한 생각도 없이 은혜 받은 자리에서 선교사로 헌신하겠다고 적흥적으로 손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 적흥적 서원에도 불구하고 그 후 나의 삶은 그에 합당한 맞춤 인생으로 전개되어 갔다. 선교 일꾼으로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몰아가시며 훈련시키시고 인도하시는 손길을 여실히 경험했다. 그 훈련의 과정에서 전도대상자의 이름을 적어 놓고 외치며 기도하고 다가가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그런 체험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기도의 시간마다 많은 복음전도의 대상들의 이름을 외치며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손들어 결단을 표하고 인생의 황금기를 복음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한 이후 1997년에 나는 부르심을 받았다. 19년 근무한 직장에서 나와 이제 그 헌신을 이행하라는 부르심이었다. 나의 계획보다는 5년 일찍 불러내시는 바람에 당시 나는 왜 이렇게 일찍 불러내시나 의아했지만 순종하여 승진과 열린 앞길이 보장된 직장에서 나왔다. 일찍 나온 그 5년은 주님께서 타이트한 현장 수업을 통하여 다듬으시는 필수적 훈련기간이었다. 이 기간에 타 문화권에 대한 것과 영성훈련도 소중했지만 주님께서는 전도현장에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에 중점을 두셨다. 그중 전도대상자 리스트를 가지고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훈련을 구체적으로 시키셨다. 이 때 많은 놀라운 회심의 모습들을 경험하게 하셨지만 그 중 또렷이 기억에 남은 한 사례는 북한 고위급 인사 고 황장엽 선생에 대한 일화이다. 1997년 그분이 자유대한으로 넘어온 것을 뉴스로 접하자마자 리스트에 이름을 적어 놓고 전도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1년정도 지나서 주님은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이제 문을 두드리라!” 하셨다. 믿음으로 정부 당국에 면담 신청 편지를 써서 보냈다. 편지 발송 후 한달이 채 안되어 놀랍게도 국정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황 장엽 선생을 면담하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만남을 허락하니 들어오라는 내용이었다. 마침내 국정원까지 들어가 청사 안 별도 건물 아파트에 기거하고 있는 황장엽 선생을 1시간 40 분간 만나 복음을 전하게 된 것이다. 전할 수 있도록 만남의 길이 열린 것이나 복음을 진지하게 듣고 마음을 열고 영접한 사례는 기적이었고 기도의 응답으로 성령께서 친히 역사하신 증거이다. 이 체험을 통해 전도대상자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로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능력으로 응답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당시 주님은 나를 선교지로 내보내기 전에 특히 전도에 대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키셨는데, 그때 주신 마음은 “국내에서 전도를 왕성하게 하지 않는다면 타 문화권에 복음을 전하기란 더욱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매일 전도현장으로 몰아내시며 수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대상자로 품고 기도로 준비하며 다가가 전하는 삶을 5년간 지속적으로 훈련하신 이후 선교지로 파송하셨다. 그런 5년간의 훈련 가운데서도 전도현장에서의 임상체험을 국내외 성도들과 나누게 하셨고 여러나라로 가서 그 전도 방법을 강단과 현장을 통해 또다른 일꾼들을 전도자로 세워가는 사역을 병행하도록 인도하셨다.
누군가의 이름과 나라와 종족의 이름을 외치며 기도를 이어가면 기도의 대상 영혼과 지역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영적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름을 부르며 외치는 기도는 막연한 기도가 아니다. 두리뭉실 의무감으로 아뢰고 마는 진지함이 없는 기도일 수가 없다. 영혼을 품고 그 이름을 부르며 올려드리는 기도는 구체적이고 간절한 기도가 될 수밖에 없다. 기도 중에 외치는 이름의 대상들 앞에서는 흐트러지지 않는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입을 열어 전하는 복음 외에도 삶으로 증거할 수 있는 것이다. 대상자의 이름의 수는 늘어 가기도 하지만 기도가 응답되면 줄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도 미션 필드에서 이름들을 외치며 기도하는 중에 감사의 제목이 계속 늘어가게 하시는 주님께 찬양을 올려드린다. 할렐루야!
[편집자 주 : 위의 글은 2021년 7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2호에 실린 글입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