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길 목사의 영혼의 산책 이야기 ② 산에 오르자
글 : 양춘길 목사 (필그림선교교회)
우리나라 한반도는 산지 면적이 전국토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한국은 가히 산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북쪽의 백두산, 남 쪽의 한라산을 비롯하여 천하절경으로 알려진 금강산 그리고 설악산 등이 있다. 그러기에 우리 한국인들은 등산을 좋아하고 주말이나 휴일 이 되면 산마다 등산객으로 붐빈다. 시카고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한 나는 자동차를 타고 5-6 시간을 달려도 마냥 광활한 평야를 보면서 오히 려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주변에 오를 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뉴저지를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산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의 새가정반을 마칠 때마다 수료자들과 함께 등산을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오르는 이 등산코스가 한국의 우이동 골짜기를 생각나게 해서인지 뉴저지와 뉴욕에 사는 많은 한인들이 즐겨 찾는다. 목적했던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야호!”하고 외치며 되돌아오는 메아리 소리에 고지 정복의 성취감을 맛본다.
한편 높고 험산 산을 등반하다가 죽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알프스산맥 어느 곳에는 산에 오르다가 죽은 사람들의 특별한 묘지가 있다고 한 다. 그런 위험한 일을 왜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오르다가 죽는 것이 우리 인간이 아닌가. 올라가려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높은 산에 오르고, 고층 빌딩을 짓고, 비행기도 만들고, 우주선도 만든다. 또한 예술, 스포츠, 학문, 문명 모든 방면에 더 올라가기를 노력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뿐 만 아니라 인격, 신앙, 영적으로도 더 올라가기를 노력함으로 더 고귀한 인격과 더 높은 신앙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등산 정신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인간 되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정말 산을 아는 사람들은 산을 정복했다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히말라야의 8,000미터가 넘는 고봉들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신들의 영역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그러므로 히말라야 14좌(지구 상에서 해발 8,000미터가 넘는 14개 봉우리)와 같은 고봉에 오르는 산악인들은 산 앞에 겸손하다. 내가 산을 정복한다는 교만한 생각을 버리고 겸손히 산을 존중하며 산과 하나가 되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 즉 고봉의 정상에 내가 오르게 되는 것은 산이 나를 선택해서 받아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앙적인 용어로 표현한다면 산이 내게 은혜를 베푼 결과라는 것이다. 그것이 누구보다 많은 사역을 해내며 영적 리더쉽을 갖추었던 사도 바울의 고백이었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 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나의 지난날 동산에 오른 것 같은 작은 성취에도 정복감으로 인해 쉽게 자기도취에 빠져 교만 하였던 적이 얼마나 많은가.
언제부터인가 등산을 마치고 하산하면서 내 마음이 전보다 더욱 감사로 채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60 중반의 나이에 여전히 건강하여 목적 했던 곳에 올랐다가 내려올 수 있음이 감사하기 때문이다. 뿐 만 아니라 “산이 나를 선택해서 받아 주기 때문”이라는 산악인의 말이 떠오르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죄와 사망에서 나를 선택하여 구원해 주신 하나님, 목사로 선택하여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 여전히 부족한 나를 받아 주시고 영적 성장을 이루도록 끌어 올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한없이 감사하다. 오늘 내가 나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며 겸손히 주님을 바라보며 그 분과 하나가 되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를 사모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무엇보다도 거룩한 하나님의 전에 올라가 예배하기를 힘쓰며, 천국을 향해 날마다 올라가고, 예수 그리스도의 장 성한 분량에까지 자라가는 영적 최고봉에 이르기를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오직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볼 때 하나님께서 우리로 더 높은 산에 이르도록 성령으로 도와 주시며 힘과 능력을 더해 주실 것이다. 산에 오르자, 더 높은 인격의 산으로 올라가자, 영적 최고봉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올라가자.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이사야 40:31)
[편집자 주 : 위의 글은 2021년 7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2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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