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너 자신을 알라

한준희 목사 0 2019.04.1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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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관광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안내를 한 가이드가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누가 했냐고 질문을 던졌고 같이 있던 일행들이 하나같이 소크라테스의 말이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런데 그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파르테논 신전 옆에 조그만 델포이 신전이 있는데 그 벽에 누군가가 쓴 너 자신을 알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는 것이다. 그 문구를 보고 소크라테스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나를 어떻게 알고 있나? 고민 고민하다 얻은 철학적 결론이 바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설파했다고 한다.

 

그 말이 당시 30대인 나에게는 그렇게 마음에 와 닫지 않았고 그냥 유명한 철학자의 말 정도 외에는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 와서 나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30년을 넘게 목회를 하면서, 수천편의 설교를 하면서도 내가 누구인가를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분명히 나는 죄인이고, 용서받은 사람이고,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는 지금까지 목회를 해왔다. 그런데 어느날 우리가 죄인이고 용서받은 사람들이고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라고 강하게 설교를 한 이후 갑자기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처럼, 설교를 한 것처럼 나는 죄인이었고, 용서받은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고 있나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신자들이 특히 목사님들이 용서받은 자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도무지 용서받은 사람처럼 살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하나님의 자녀로 은혜받은 자라고 하면서 은혜받은 사람처럼 살고 있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것은 한마디로 아는게 아니라 모르고 있기 때문일께다.

 

어느 분은 굉장히 다혈질이다, 조금만 자기 눈에 거슬리면 서슴없이 막말을 해대는 분이 있다. 그래서 주위에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식구들도 상처를 받고, 같은 동료들도 상처를 받는다. 그런 것을 본인 스스로도 잘 안다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이 사회에 자기처럼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의로운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자신이 성질이 좀 못 되었다고 하면서도 그것이 의로운 분노란다, 이 분이 정말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일까?

 

자신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용서받은 자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자신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의 특징은 자신이 어떤 댓가를 치루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는지, 예수님의 피 흘림을 전혀 모르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러니 자기 정체성이 없는 것이다. 자기 정체성을 빈약하니 당연히 주위의 명예적인 것을 가지고 자기를 증명하려 하고,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것으로, 명문대학을 나온 것으로 자기를 증명하려 한다. 특히 목사인 경우는 교회건물을 자랑하면서 자기를 들어내려 하고, 심지어 교인들 중에 의사가 있다, 변호사가 있다는 것으로 자신을 나타내려한다, 자기를 볼 줄 모르니 외적인 것으로 자신을 나타내려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대화를 하면, 은연중에 교인자랑, 자기학벌자랑, 심지어 자식자랑, 며느리 자랑까지 창피한 줄 모르고 한다. 다 내면에 상처를 가진 낮은 자존감 때문이다.

 

목사들 중에 이런 자기 자신을 모르는 목사가 부지기수이다.

그 중에 내가 그랬다, 어떻게 해서든지 교회를 크게 만들어 나를 들어내려는 목사. 뭔가 높은자리에 앉아 큰소리 쳐야 내가 뭐나 된 것같은 존재감을 가진 목사, 교인들에게 설교해 놓고 나는 그 설교 내용처럼 사는 목사처럼 착각하면서 살아왔던 나에게 어느날 하나님께서 너 자신을 알라고 지적하신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나는 목사가 되어서는 안될 사람이라는 것이 보인다.

내속에 정말 선한 것이 없다. 악하다.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복수해야겠다는 악한 감정이 오른다. 나도 목사같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목사같지 않은 저쪽 목사를 한없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목사, 교인들 앞에서는 거룩한 체, 인자하고, 화내지 않고,

억지웃음이라도 자아내려는 위선된 목사 그 모습이 끊임없이 보인다.

 

그래서 오늘도 많이 울었다.

하나님 도대체 나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그렇게 받고도 은혜를 모르는 바보 목사가 목회를 하니 하나님이 얼마나 답답하실까,

그래서 오늘도 예수그리스도에게로 간다, 그분 안에 내 존재가 없으면 난 목사도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너 자신을 알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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