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경품 추첨 속에 숨어 있는 비밀

한준희 목사 0 2023.01.1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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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신년하례식이 있다고 한다. 아내는 어제도 그 하례식을 준비하는 데 도와야 한다고 오후내내 봉사를 했다. 최근에 와서 아내도 교계를 위해서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봉사하는 모습이 그렇게 나쁘게 보여지지는 않는다. 

 

신년하례식에 경품추첨이 있다고 하여 기대 아닌 기대를 했다. 적어도 아내가 땀 흘려 봉사한 댓가라도 있을 법하여 시종일관 추첨된 경품 번호에 집중을 했다. 그런데 결과는 하나도 당첨되지 않았다. 대신에 많은 분들은 23번씩 당첨이 되어 경품을 받아갔고, 마지막 1등에 당첨된 분은 한국행 비행기 표와 여행용 가방까지 당첨되어 아주 여행을 다녀오라고 그 한분에게 상품을 몰아 준 듯한 느낌이 든다.

 

경품에 당첨된 분들이 선물을 한두 개씩 가지고 나가는데 나와 아내는 말 그대로 꽝이다. 그런데 주위에서 한마디씩 하는 말에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주방에서 수고하신 많은 분들이 당첨이 되었네요, 역시 하나님께서는 다 수고의 댓가를 지불해 주신다니까

 

당첨되고 안 되고의 여부도 다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단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뭐라 토를 달수도 없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추첨을 하기 전에는 그까짓 상품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 너그럽게 생각했는데 추첨이 모두 끝난 이후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당첨된 분들은 하나님께서 특별나서 선물을 받은 것같고 난 특별나지 못해서 못 받은 것같은 생각이 든다. 더욱이 수고한 아내도 꽝이다 보니, 수고한 댓가도 누구에게는 선물이 주어지고 누구에게는 꽝이 되는 이 경품 추첨이 은근히 사람을 열 받게 한다.

 

추첨을 하기 전에는 다같이 아무도 받은 분들이 없었기에 공평했다, 그런데 12등이 나누어지면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는 이 현실을 보면서 뭔가 불공평이 솟아오른다. “뭐야! 이 거 불공평하잖아.”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자, 뭔가 잘못된 경품제도라는 생각이 엄습했다.

     

교회라는 공동체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노인이나 젊은이나 다 공평한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은 공동체 아닌가. 그런데 이런 공동체 안에서 경품추첨이란 제도를 통해 누구는 원하지도 않은 비행기 표를 받아가고, 누구는 간절히 원했는데도 불구하고 꽝으로 끝나는 것이 과연 공평한 하나님의 나라의 공동체를 이루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해 보았다.

 

물론 원인과 결과로 보면 다 심은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누구는 심었기에 거둔 것이고 누구는 심지 않았기에 못 거둔 것 아니냐고 말들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더 열이 난다. 당첨이 된 결과도 다 인간의 심어 논 노력이 있기에 나온 결과라고 한다면, 그럼 꽝이 된 나는 실력도 없고, 심은 것도 없고, 수고도 없었기에 꽝이 된 것인가 하는 분노가 생길 수밖에 더 있겠는가

 

교회 공동체가 왜 선교여행을 가서 어려운 이웃나라에게 빵을 제공하고 복음을 전할까. 바로 공평의 원리다, 아직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어려운 사람들에게 같이 먹고, 같이 예수 믿고, 같이 천국 가자는 이 공평의 원리 때문에 선교를 하는 것 아닌가,

 

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회가 미자립 교회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가, 너희들도 우리와 같이 성장하고,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같이 복음을 전하자는 공평의 원리가 복음의 핵심이기에 그 일을 주님의 일로 여기고 실천하는 것 아닌가,

 

하나님께서 분명히 특별나서 해외선교를 갈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도록 우리에게 복권을 당첨시켜 주셨다. 어려운 교회를 도울 만큼 경제적으로 축복을 해 주셨다. 다 하나님께서 공짜로 주신 생각하지 못한 하나님의 은혜이다, 즉 복권 추첨에 당첨된 교회요 당첨된 사람과 같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하나님께서 숨겨 논 비밀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생각해 보자. 왜 아무 댓가도 없이 1등 당첨을 시켜 큰 선물을 어느 한사람에게 주셔야 했을까, 수고도 노력도 안했는데 말이다. 바로 당첨된 분이 받은 선물은 당첨된 한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같은 장소에서 같이 추첨을 했는데 안 된 분들이 99명이다. 99명에게 당첨된 선물을 나누라는 책임으로 주신 것이지 당첨된 한사람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만일 당첨된 한 사람의 것이 되는 순간 불평등은 시작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에게만 은혜를 베푸는 불평등을 조장하는 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첨이 된 교회, 당첨이 된 사람은 모두 세상말로 땡잡았다.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것이다. 그럼 이 선물이 그 당첨된 교회 것인가, 당첨된 사람 것인가, 그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이 은혜의 선물을 선교지에, 어려운 교회, 이웃들에게, 99명의 못 받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평등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라는 책임으로 주신 것이지 네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경품추첨은 받은 사람과 못 받은 사람으로 구별시켜 불평등을 만들라고 주신 제도가 아니라, 받은 것을 못 받은 사람들에게 나눔으로 하나님나라의 평등을 우리들에게 실천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바로 추첨 안에 들어 있는 비밀이라는 것이다. 이 비밀을 모르면 나 비행기 표 당첨되었어, 하나님께서 특별히 나만 사랑하시나 봐

 

이 땅에 불평등을 평등하게 만들라고 주신 이 은혜의 선물을 내것으로, 우리교회 것으로 치부하는 순간부터 당첨된 내가 하나님 나라를 깨뜨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고후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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