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칼럼

 

나의 유학 이야기(32)

조경현 0 2019.08.13 02:17

사진(노스웨스턴대 부근 버거킹)


 

요리 도전 

외국에 나오면, 그것도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1년 이상 산다면 먹는(eating) 문제가 참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 먹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매번 아침 점심 저녁을 매식한다는 것은 끔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은 먹는 대로 반응하기에 자기 몸에 맞는 음식을 섭취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카고에 오기 전에 나는 나름대로 음식에 대한 생각을 하였다. 나의 두 아들이 미국에서 10년 정도 유학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도 들어 보았다. 해서 나는 우선, 집에서 취사하는 것으로 기본 계획으로 세웠지만, 이곳에 와서 나의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일 주일도 안돼서 알았다. 

우선, 이곳에서는 (내가 사는 곳은 한국인들이 거의 살지 않는 곳, 시카고 다운타운 남쪽  Hyde park) 한국 음식 재료를 구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내가 음식을 만드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일단은 가까운 음식점(맥도널드 혹은 버거킹에서 패스트 푸드)에 가서 매식을 하기 시작했지만, 매 끼니마다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해서 처음에는 간단한 음식(foods)을 해 먹었다. 예를 들면, 라면과 밥, 그것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매번 그것을 먹는다고 생각해 보라. 지금 생각해 보면 끔직한 일. 그래도 다행인 것은 미국 음식이지만, 학교에서 가끔 공짜 음식을 제공해 주었기에 음식을 해 먹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이곳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서 혹은 어떤 행사를 할 때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그것도 미국식이기에 그것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목마른 놈이 샘 판다고, 내가 생각해 낸 것은 일하는 것(이것은 유학생에게 금하고 있으나 비공식적으로 일함). 음식점에서 일하게 되면 여러 이득이 있었다. 우선, 남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돈을 벌어서 좋고,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고, 더 좋은 것은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운다는 이점이 있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이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나는 그곳에서 약 5개월 동안 일했다. 물론 주방 안에서 주방장 보조였지만, 어깨 너머로 음식 만드는 법도 배웠다. 

현재 나의 음식 만드는 수준이 어찌 되냐고 물으면 굶지 않을 정도로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선 재료 구하는 것이 문제다. 지금도 나는 이곳에서 살면서 주로 매식을 한다. 가까운 시카고대학교 카페가 있어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부페식이니 점심 식사 가까운 시간에 가면 두 끼 정도를 든든히 해결할 수 있어 집에서 내가 직접 음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은 미국 음식이 질리면 마켓에 가서 재료를 구하다 퓨전 음식을 해서 먹는데, 재료비는 아주 저렴하다.  

여기서 내가 주로 해먹는 것은 치킨을 이용한 요리다. 그것도 처음에는 생닭을 사서 했지만, 지금은 구운 닭을 사서 간단하게 한다. 이 요리를 위해 필요한 재료는 구운 닭, 그린빈(green bean) 혹은 브로컬리, 피방, 파, 그리고 각종 양념이다. 요리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후라이펜에 기름을 두르고, 거기에 구운 닭을 잘게 잘라 다시 볶는다. 그리고 그 위에 그린빈이나 피망, 그리고 브로컬리를 넣고 살살 볶다가 각종 양념을 하면 끝. 이렇게 해서 밥에다 올려 먹으면 나름 맛지다. 

만일 찌게 종류를 할 수 있다면, 된장, 고추장, 김치, 그리고 각종 나물들을 이용해 그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서는 그림의 떡.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나의 가족을 위해 일 주일에 2-3번은 내가 요리를 해 주려고 생각 중이나 글쎄 가능할지는 아직 나도 모른다. 

SNS을 보면 중년의 남성들이 뒤늦게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요리를 배우고,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나는 환경상 요리를 배우게 되었지만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아내들이 중년이 되면 부엌일을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물론 그렇지 않는 분들도 있다한다.  그 이유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런 아내들을 위하여 남성들이 가능하다면 요리를 배워 아내와 가족을 위해 섬기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 오면 만능 맥가이버가 되어야 할 듯 하다. 왜냐하면 특히 미국은 사람을 부르거나 무엇을 고치기 위해 가지고 가면 그 비용이 어마어마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와 관련된 일, 집 수리와 관련된 일은 보통 본인들이 스스로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러면서 그런 일을 취미로 삼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의 경우는 이발은 집에서 내 스스로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매번 10-12불은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요리(cooking)는 참 흥미롭고 재밌다. 왜냐하면 무슨 재료를 쓰고, 어떤 양념을 넣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면 할 수록 재미가 더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 인생에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맛이 다르지 않을까. 인생을 무덤덤하게 살지 말고 좀 더 맛깔 난 음식을 하듯 하면 노년이 더욱 빛나는 삶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운동과 함께 먹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또 하나 얻었다. 

 

#요리, 음식, 버거킹, 맥가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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